중부대 고양캠퍼스 기공식의 ‘두얼굴’

23일 오전 중부대가 있는 충남 금산 주민들이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중부대 고양캠퍼스 기공식장 진입로 앞에서 고양캠퍼스 건립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고양/신소영 기자 [e-mail]

경기도 지사·의원 등 참석해 축하
금산주민 등 “이전 반대” 항의시위

“비수도권을 다 죽인다. 지방대 수도권 이전을 결사반대한다.”

충남 금산의 중부대학교 고양캠퍼스 기공식이 열린 23일, 버스 14대에 나눠 타고 올라온 금산군민 500여명이 고양캠퍼스 터 앞에서 1시간30분 동안 학교 이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풍물패를 앞세운 시위대에는 금산이 지역구인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과 박정현 충남 정무부지사, 이상성 금산군 부군수 등이 참여했다.

같은 시각 200m가량 떨어진 학교 터에서는 중부대 이보연 설립자와 임동오 총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최성 고양시장, 심상정(고양 덕양갑·정의당) 의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이 열렸다.

이른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맞부닥치는 광경이다. 윤종우 중부대이전반대 대책위원장은 “국회의원이 100명이나 되는 수도권에서 인구 5만명인 금산지역의 대학을 빼앗는 것은 도의에 어긋난다. 국가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중부대 이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원 지방대수도권이전반대 전국연합회 공동의장도 “수도권이 홍성의 청운대에 이어 금산의 중부대까지 충남지역 대학들을 마구 빼앗아가고 있다. 김문수 지사는 지방대 유치 책동을 멈추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문수 경기지사는 기공식에서 “경기북부지역의 4년제 대학 수용률은 12%대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대학 설립을 가로막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당장 철폐해야 한다”고 정반대의 주장을 폈다. 중부대는 내년 말까지 26만4000㎡에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의 강의동 2채(연면적 9035㎡)를 짓는 1단계 캠퍼스 조성 공사를 마치고 2015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고양캠퍼스의 입학정원은 865명이다.

한편 한강유역환경청은 이날 중부대 고양캠퍼스 예정지에 대한 환경평가 검증단을 꾸려 늦어도 다음주까지 현장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안김씨 종중과 대자산사랑 시민모임 등은 고양캠퍼스 공사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공사 중지와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요구해왔다.

박경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