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독립투사 박희광 선생의 동상 옆에 높이 7~8m의 일본산 가이즈카향나무가 서 있다. 구미경실련 제공
구미 금오산도립공원 들머리
박희광 동상 옆 ‘가이즈카’ 확인
경실련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
박희광 동상 옆 ‘가이즈카’ 확인
경실련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
항일 독립투사 박희광(1901~1970) 선생의 동상 옆에 일본산 향나무가 심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미경실련은 25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도립공원 들머리에 1984년 세워진 박희광 선생의 동상 옆에 일본산 가이즈카향나무가 심겨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미 10여년 전에 독립투사 조경수로 일본산 향나무가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도립공원관리사무소가 묵살한 것으로 안다. 이제라도 향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동상에서 4~5m 떨어진 곳에 있는 이 향나무는 수령이 70년을 웃도는 것으로, 높이가 7~8m에 이른다. 일본이 원산지인 가이즈카향나무는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조경수로 널리 심겼다. 구미에서도 시청·경찰서·교육청·세무서 등 관공서와 각급 학교에 가이즈카향나무가 심겨 있으며,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 앞에도 가이즈카향나무가 있다.
이에 대해 이석호 금오산 도립공원관리사무소장은 “동상이 세워지기 전부터 가이즈카향나무가 그 자리에 심겨 있던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구미시 등과 논의해 나무를 옮길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구미 출신인 박희광 선생은 독립군 특공대로 활약하며 친일파 정갑주를 사살하고 군자금을 마련하려다 붙잡혀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8년간 옥살이를 했다. 건국훈장 국민장을 받았고, 1970년 타계한 뒤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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