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태어난지 27개월된 여자아이가 부모의 방치로 숨져 온라인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일명 ‘지향이 사건’과 관련해 부모 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재판장 남근욱)는 2일 태어난지 27개월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구속기소된 어린이집 교사 ㄱ아무개(24·여)에게 징역 4년을, 동거하던 남자친구 ㄴ아무개(24)씨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허위로 주검검안서를 작성한 검안의 양아무개(65·의사)씨와 이를 부탁한 장의차량 운전사 김아무개(47)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며 영유아의 양육방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친모로서 딸을 보호하고 양육할 책임과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딸을 방치해 숨지게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영문도 모른 채 심대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느꼈을 것이므로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향이 사건은 태어난지 27개월된 여자아이가 3월20일 급성외상성뇌출혈로 사망한 일이다. 단순 사고사로 처리됐지만 지향이의 고모가 지향이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려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자,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다.
결국 6월 경찰 수사에서 지향이의 어머니 ㄱ씨와 함께 살았던 남자친구 ㄴ씨는 뇌출혈을 일으킨 지향이를 14시간 동안 기저귀만 채워놓고 내버려 두는 등 한 달 가까이 방치해 숨지게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검안의와 장의차량 운전자도 공모해 허위로 주검검안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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