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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무섭던 천안 서부역 ‘안심길’ 된다

등록 2013-10-16 22:12

경찰이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의 천안 서부역 인근 길을 도시환경공학 이론에 따라 여성 안심 귀갓길로 조성했다. 환경 개선이 범죄 예방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
경찰이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의 천안 서부역 인근 길을 도시환경공학 이론에 따라 여성 안심 귀갓길로 조성했다. 환경 개선이 범죄 예방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개념 적용
가로등 4배 밝게 하고 벽화 단장
비상벨·첨단 방범카메라 설치도
충남에서 처음으로 도시 환경을 바꿔 범죄를 예방하는 ‘범죄예방환경디자인’(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셉티드) 개념이 도입됐다.

셉티드는 미국 도시설계학자 레이 제프리 등이 1970년대 창안한 개념으로 좋은 환경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미국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 등은 1982년 ‘깨진 유리창 이론’(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주변이 우범지대로 변한다)을 내놔 셉티드 효과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2008년 경기도 광교 새도시가 셉티드 개념을 도입했으며 최근 부산 덕포동, 제주, 대구, 서울 강서구 등에 도입돼 효과를 보고 있다.

충남 천안 서북경찰서(서장 홍완선)는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 천안 서부역 앞길을 여성 안심 귀갓길 시범지역으로 선정하고 셉티드 이론에 따라 환경을 개선했다고 16일 밝혔다. 이곳은 유흥업소 밀집지역으로 올해 여성 관련 범죄 170건이 발생했다. 천안시 전체 범죄 290건의 58.6%, 충남 전체 771건의 22%에 이르는 우범지대여서 환경 개선이 범죄 예방 효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

경찰과 천안시는 8월부터 이곳의 환경 개선에 나섰다. 천안시는 형광등 가로등을 4배 이상 밝은 친환경 엘이디(LED) 가로등으로 교체했고, 백석대 학생의 도움을 받아 담벼락에다 노란 바탕에 꽃과 나비 등 그림을 그려 거리 분위기를 산뜻하게 바꿨다. 경찰의 상징인 포돌이와 신고용 비상벨도 곳곳에 자리잡았다. 이동 물체가 나타나면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추적 촬영하고 밤에도 영상이 또렷하게 찍히는 첨단 방범 카메라도 설치했다.

여성 안심 귀갓길이 설치돼 길이 대낮같이 밝아지자 제일 먼저 가로공원에서 밤늦도록 술 마시던 노숙자들이 자취를 감췄다. 이 지역 주민들은 밤에도 마음 놓고 걸어다니게 됐다며 반겼다.

윤수민(31·대학원생)씨는 “역과 집이 5분 거리인데 엄마가 차를 운전해 마중 나올 정도로 밤에는 혼자 걸어다니기 꺼려지는 곳이 서부역 앞길이었다. 요즘에는 밝아지고 방범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게 보여서 밤 10시 정도까지는 혼자 걸어다녀도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충남경찰은 이곳에 도입한 셉티드 개념이 방범 효과를 내면 관내의 주요 우범지역으로 환경 방범을 확대할 계획이다.

백승엽 충남경찰청장은 “범죄심리학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도시환경공학 이론을 방범 대책에 활용하고 지역사회가 여성·아동을 보호하려고 힘을 모아 성정동 여성 안심 귀갓길이 탄생했다. 뉴욕시가 ‘깨진 유리창 이론’을 바탕으로 지하철 범죄를 40%나 줄인 효과가 천안에서도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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