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그루 방치…17만그루 베어내야
경북도가 산림청 지침을 지키지 않는 바람에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를 키운 것으로 국정감사 결과 드러났다.
민주당 김우남 국회의원(제주을)은 22일 경북도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의 성충이 재선충병을 옮기기 전인 지난 4월까지 말라 죽은 소나무를 베어내도록 산림청이 방제지침을 내렸지만, 경북도가 이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 재선충병 피해를 눈덩이처럼 키웠다. 산림청은 말라 죽은 나무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도면화하는 예찰지침을 만들었지만 경북도는 이 역시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북도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경북도는 지난 4월 말까지 2만8276그루, 5월까지도 918그루의 죽은 소나무를 베어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북에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소나무 8만7000여그루가 재선충병으로 말라 죽었고, 내년 4월까지 9만6000여그루가 추가로 말라 죽을 위기에 놓여 있다.
경북도는 앞으로 17만여그루의 소나무를 베어내고 나무주사를 놓는 등 방제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필요예산 160억원 가운데 27억원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방제 인력도 부족해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전담 인력은 단 1명도 없고, 재선충병 등 산림병해충 전담 인력도 4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지난여름 극심한 가뭄과 무더위로 재선충병이 더욱 극성을 부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예찰을 제대로 못한 점도 있다. 앞으로 방제 작업을 철저히 펼쳐 청정지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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