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변 공원
비오면 오폐수 유입·시설물 잠겨
해마다 15차례…준설비용만 5억
유지비용만 들고 공원구실 못해
“하천범람 대책 전혀 없어” 지적
해마다 15차례…준설비용만 5억
유지비용만 들고 공원구실 못해
“하천범람 대책 전혀 없어” 지적
경기도가 고양시 일산서구 장항동 일대에 한류월드를 조성하면서 경관을 위해 수백억원을 들여 지은 수변공원이 비가 오면 생활 오·폐수가 유입되고 시설물이 물에 잠겨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고양시와 경기도시공사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는 한류월드 안 기존 중앙배수로 1.3㎞ 구간을 한류천으로 이름을 바꿔 수변공원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272억2200만원을 들여 전망대와 분수, 테마마당, 산책로 등을 설치해 2011년 11월 준공했다. 하천 상·하류에는 2m 높이의 가동보 2개를 설치해 5만t의 빗물을 가두고 오염 방지를 위해 물처리시설과 교반기(물흐름 장치) 등을 만들어 인공하천으로 기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하천 기능이 혼재된 이 수변공원은 6~9월 장마철 기간엔 산책로 등 모든 시설물들이 오·폐수에 잠겨 악취가 진동하며, 산책로와 하천 바닥에 펄흙이 쌓여 막대한 유지비용이 들고 공원으로서 구실을 전혀 못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수변공원은 지난해와 올해 여름 각 15차례 물에 잠겨 장마가 끝난 뒤 하천 바닥을 준설하느라 46일 동안 900여명의 인원이 투입됐다. 준설비용만 4억8000만원이 들었다. 가동보 안의 물을 정화시키는 물처리시설도 정상 가동이 안 돼 여름철 녹조 발생과 함께 총질소, 총인, 부유물질 등 수질도 실시설계 기준치보다 3~6배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류천이 쉽게 범람한 것은 평소 외부에서 물이 유입되지 않지만, 비가 와서 2m 높이로 물이 차면 가동보가 자동으로 눕혀져 생활하수 등이 하천에 유입되도록 설계가 돼 있기 때문이다.
환경전문가들은 애초 하천 범람에 대한 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설계부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전 집행위원장은 “비가 안 오면 수질오염 때문에, 비가 오면 생활하수 유입으로 이래저래 막대한 비용이 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음달 수변공원 인수를 앞둔 고양시 김운용 공원관리과장은 “운영비가 연 17억2000만원으로 예상돼 재정 부담이 크고, 하상 준설과 산책로 청소 대책, 수질 악화, 악취 등에 대한 고질적인 민원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시공사는 “시험가동을 통해 문제점이 개선되고 있으며 설계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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