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방침에 18개 시·군 반대
“늘어난 분담액 52억 감당 못해”
학부모단체 “차질없이 시행” 호소
“늘어난 분담액 52억 감당 못해”
학부모단체 “차질없이 시행” 호소
강원도와 도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내년부터 고등학교까지 전면 무상급식을 확대하기로 했지만 시·군이 예산 부담을 이유로 불참할 뜻을 내비치면서 마찰이 일고 있다.
강원도는 6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 확보를 위해 내년에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기로 했다. 고교까지 확대하면 올해 무상급식 예산 924억원에서 383억원 늘어난 1307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이며, 도교육청과 예산 분담률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 지역은 지난해 유치원과 초등학교, 올해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했다.
전국 최초 유·초·중·고 무상급식 전면 실시는 강원 지역 시·군 18곳의 참여가 관건이다. 하지만 강원 지역 18개 시장·군수로 이뤄진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는 지난달 24일 열린 정례회에서 “내년 고교 무상급식에 참여하지 않겠다. 고교까지 확대하면 110억원이었던 올해 시·군 분담액은 내년 162억원으로 50% 가까이 늘어난다. 예산을 마련할 길이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에 대해 류승근 강원도청 농산물마케팅 담당은 “늘어나는 예산 문제를 고민하는 시·군의 현실은 이해하지만 실제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며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본다. 학생·학부모 등의 만족도 등을 고려하면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아주 크다. 이미 고교 무상급식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횡성·정선군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국에서 처음으로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정착시킨 정선과 횡성 등은 시장군수협의회의 불참 결정과 상관없이 고교 무상급식을 그대로 이어갈 태세다. 이차원 정선군청 교육지원 담당은 “정선군은 2010년 8월부터 초·중·고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주민 반응도 좋고 강원도까지 고교 무상급식에 동참하면 예산 지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횡성군의 정명숙 교육행정지원 담당도 “내년에도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확대를 크게 반기고 있다. 강원도학부모연합회(회장 송미라)는 최근 성명을 내어 “무상급식은 학생들의 교육복지 차원에서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다. 강원에서 고교까지 무상급식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시장군수협의회는 불참 결정을 접고 도·도교육청 등과 함께 무상급식 확대를 차질 없이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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