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서 차 두대 들이받아
뒤쫓던 피해자 때린 뒤 또 도주
뒤쫓던 피해자 때린 뒤 또 도주
술을 마신 주한미군이 한밤중에 승용차를 몰다 다른 차량과 부딪친 뒤 달아나다가 동승한 미군 동료들과 함께 자신들을 뒤쫓아온 한국인 운전자들을 때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8일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달아나다 뒤쫓아온 한국인들을 폭행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로 주한미군부대 헌병대 소속 ㄹ(23) 상병 등 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쪽 설명을 종합하면, ㄹ상병은 미군 3명을 태우고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8일 0시3분께 대구 남구 봉덕동 팔레스호텔 앞에서 정아무개(27)씨가 몰던 승용차와 김아무개(34)씨가 몰던 승용차를 잇따라 부딪치는 접촉사고를 낸 뒤 그대로 달아났다. 사고 당시 미군 승용차는 갑자기 달리던 차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옆 차로를 달리던 승용차와 잇따라 들이받았다. ㄹ상병은 남구청 네거리에서 좌회전해 1㎞쯤 도주하다가 영남대병원 네거리에서 승용차를 멈췄다. 접촉사고를 당한 승용차 운전자 김씨가 미군들을 추격했고 함께 타고 있던 안아무개(35)씨와 함께 ㄹ상병 등 미군들을 제지하려 했다.
미군들은 김씨 등과 몸싸움을 벌여 따돌린 뒤 다시 남구 대명동 앞산네거리까지 1㎞쯤 더 달아났다. 그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ㄹ상병 등 2명은 붙잡혔고 다른 2명은 미군부대로 달아났다. 승용차를 운전했던 ㄹ상병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에 해당하는 0.174%로 측정됐다. ㄹ상병은 경찰 조사에서 “사고를 낸 것은 맞지만 술은 사고를 낸 뒤에 마셨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미군부대로 달아난 미군 2명의 신원 확인을 요청하고 미군들과 한국인들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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