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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의정부 제일시장선 ‘짱변’보다 ‘동변’

등록 2013-11-11 19:19수정 2013-11-11 21:10

이미연(32) 변호사
이미연(32) 변호사
‘끼리끼리 노는’ 법조 문화 싫어서
시장에 사무실 낸 이미연 변호사
상인들의 ‘자잘한’ 법률상담 자처
성폭력 피해자 법률 조력도 열성
“재래시장을 오가는 동네 주민들도, 상인들도 편하게 찾아오시네요. 시장 안에다 카페 형태로 문턱을 낮춰 변호사 사무실을 내기를 잘했다 싶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 제일시장으로 출근하는 이미연(32·사진) 변호사는 11일 시장 안 건물에다 1년8개월 전 ‘동네변호사(동변) 카페’와 함께 사무실을 차려 운영해온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2월 사법연수원(41기)을 수료한 뒤 곧바로 고향인 의정부시의 시장 한복판에 작은 카페와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변호사 사무실이 몰려 있는 법원 앞이 아닌 곳에 사무실을 낸 이유를 묻자 “꼭 시장은 아니더라도 권위적 분위기와 ‘끼리끼리’ 노는 듯한 느낌이 드는 법원 앞이 싫었다”고 했다.

3층에 자리잡은 20㎡ 안팎의 아담한 사무실 앞에는 “‘동네변호사 이미연’은 서민을 위한 지역밀착형 법률사무소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층 ‘동변 카페’는 동생이 운영한다. 이 변호사가 동생과 함께 수다를 떨거나 책을 읽으며 즐겁게 일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동변 카페에는 개업 뒤 첫 고객으로 임대보증금을 떼인 할머니가 찾아온 이래 곱창집·소머리국밥집 등을 운영하는 시장 상인들, 형편 어려운 주민들이 찾아와 임대차 문제, 고용 문제 등을 상담한다. 변호사를 선임하자니 부담스럽고, 당사자가 소송하기엔 까다로운 소액 사건이 대부분이다.

시장 주변 사람들의 ‘자잘한’ 법률 상담 말고 이 변호사가 특별히 관심을 쏟는 분야는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돕는 일이다. 인권법학회 회원인 이 변호사는 경희대 법대에 다닐 때부터 여성과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개업 뒤 가장 먼저 한 일도 경기 북부지역 성폭력상담소와 인연을 맺는 것이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사법연수원 수료 무렵 때마침 만들어진 법률조력인 제도를 적극 활용한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무료로 국선변호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로, 국선변호인이 사건 발생 초기부터 수사, 재판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피해자를 도울 수 있다. 지난해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했다가 올해부터 모든 성폭력 피해자로 지원 대상이 확대됐다.

이 변호사는 성폭력 사건은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아 입증이 어렵고, 피해자도 자신의 탓으로 돌릴 때가 많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특히 장애인 강간 사건은 입증을 못해 불기소될 때가 많아요. 심지어 지적장애인에게 1000원, 2000원 주고 데려가 성폭행한 것을 성매매라고 말하는 수사기관도 있죠. 수사기관이 피해자 입장에서 한번만 더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이 변호사는 우리 사회가 성폭력 사건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의정부/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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