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에서 대학교 항공운항학과 훈련용 경비행기가 추락해 타고 있던 교관과 대학생 등 3명이 숨졌다.
12일 저녁 7시40분께 경북 영덕군 병곡면 해발 810m 칠보산 8부 능선에 경비행기(세스나C172S)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한서대 태안비행교육원 소속 교관 윤아무개(28·여)씨와 한서대 3학년에 재학중인 배아무개(20)·여아무개(23)씨 등 탑승자 3명이 모두 숨졌다.
이 비행기는 사고 직전인 저녁 7시36분께 경북 울진군 기성면 울진비행교육훈련원 관제탑과 마지막으로 교신을 한 뒤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당시 마지막으로 교신을 한 지점은 울진비행교육훈련원에서 남서쪽으로 16㎞ 떨어져있는 칠보산 근처였다. 당시 비행기는 고도 2500피트(762m)로 날고 있었다.
이 비행기는 야간비행교육을 위해 이날 오후 5시51분 충남 태안군 남면 한서대 태안비행교육원을 출발해, 저녁 7시36분 울진비행교육훈련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비행기 정비는 출발 직전 태안비행교육원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비행기 동체와 주검은 수색 11시간만인 13일 아침 7시10분께 항공 순찰 중이던 119 소방헬기가 발견했다. 119 특수구조대는 아침 7시35분께 사고 현장에 도착해 탑승자 3명이 모두 숨진 것을 확인했다. 경북 소방본부 관계자는 “교관 윤씨와 학생 한명은 비행기를 조종하는 앞좌석에, 다른 학생 한 명은 뒷좌석에 탑승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숨진 교관 윤씨는 2008년 2월 한서대 항공운항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5월 비행 교관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민간 항공사에서 잠깐 근무하다가 2009년 9월~2011년 4월 한서대 태안비행교육원 교관으로 일했다. 이후 해양경찰청에서 근무하다가 지난달 1일부터 다시 태안비행교육원 교관으로 일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서대 쪽은 “교관 윤씨는 사고가 난 세스나 기종만 1002시간, 다른 기종까지 합하면 모두 1500시간이 넘는 비행경력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비행기는 2008년 만들어진 것으로 길이 27.2m, 높이 8.1m, 너비 36.1m로 모두 4명이 탑승할 수 있는 기초훈련용 경비행기다. 블랙박스나 자동항법장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서대는 세나스 기종 24 등 모두 40여대의 훈련용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다.
한서대는 2001년 3월 항공운항학과를 개설했고, 2005년 7월 태안캠퍼스에 비행장을 만들어 첫 비행 훈련을 했다. 2004년 울진비행교육원에서 한국항공대 소속 비행기와 한서대 소속 비행기가 공중에서 충돌해 일반인 훈련생 2명이 사망한 사고가 일어났다.
한서대 항공운항학과는 1학년과 2학년때 항공우주학개론과 항공기상학 등 이론을 배우고, 3학년 1학기부터 운항실습을 시작한다. 사고로 숨진 학생들은 자가용 조종사 자격증명을 취득하기위해 운항실습 과목을 이수하고 있었다.
국토해양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12일 조사관들을 사고 지역으로 보내 조종사의 과실, 기체 결함, 기상 악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서대도 같은날 한경근 항공부총장을 본부장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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