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이석기 녹음파일’ 원본 9개 파기돼…증거능력 공방

등록 2013-11-14 20:42수정 2013-11-15 09:45

‘내란 음모’ 2차 공판

국정원 직원 “파일 옮기고 삭제”
변호인단 “원본 아니면 증거 안돼”
검찰 “5월모임은 원본 자체 보관”
14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 2차 공판에서 핵심 증거로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 47개 가운데 9개의 원본 녹음파일이 파기된 사실이 드러나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두고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변호인단은 “원본이 아닌 디지털 증거는 대법원 판례에 비춰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내란음모·선동이 이뤄진 5월 모임의 녹음파일은 원본이 존재한다”고 맞섰다.

수원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정운)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 쪽 증인으로 나온 국가정보원 직원 문아무개씨는 “제보자 이아무개씨로부터 5월 모임을 포함해 2011년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참석자 발언 내용 등이 포함된 녹음파일 47개를 건네받아 직접 녹취록 12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녹음파일 가운데 11개는 제보자 이씨가 문씨에게 임의로 건넨 것이고, 나머지 파일 36개는 법원의 통신제한조치(감청) 허가서를 받은 뒤 제보자에게 녹음을 요청해 받은 것이라고 문씨는 검사 질문에 대답했다.

‘디지털 녹음기를 사용했는데 원본 파일이 보관돼 있느냐’는 검사 질문에 문씨는 “제보자한테 임의로 받은 녹음파일은 파기했다. 디지털 녹음기에 따로 메모리 카드가 없어서 녹음파일들을 국정원 컴퓨터나 외장하드로 옮겼고, 녹음기에 있던 원본 파일은 녹음 용량이 적어서 지웠다”고 증언했다.

변호인단 쪽은 ‘디지털 증거는 원본을 제출해야 한다. 원본 아닌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2012년 녹취록 작성의 토대가 된 원본 녹음테이프의 증거 제출 없이 녹음자의 증언 및 녹음 사본인 시디(CD)에 대한 검증을 실시했다는 것만으로는 녹취록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보충 질의에서 “이른바 5월12일 모임의 녹음파일은 원본 그대로를 증거로 제출했다”는 문씨 답변을 끌어냈다.

핵심 증거라 할 녹음파일의 원본과 동일성 여부를 가릴 이른바 해시(hash)값도 논란이 됐다. 해시값은 특정 파일의 손실·압축 과정을 드러냄으로써 전자 기록의 변조 여부를 보여주는 값으로 ‘전자 지문’이라 불린다. 문씨는 “녹음파일을 옮길 경우 국정원 전문가가 해시값을 매겼고 제보자가 늘 입회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가 “녹음파일을 사본으로 옮길 경우 제보자가 늘 입회했다”고 말을 바꿨다.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국정원 제보자가 입회해 해시값을 매긴 것은 객관적 증거능력이 없으며 원본이 폐기된 9개 파일 외에 나머지 36개 파일의 원본 진위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녹음파일을 녹취록으로 옮기면서 내용을 위·변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나온 문씨 등 국정원 관계자 5명은 “잘 들리지 않는 부분은 괄호하고 따옴표 처리를 했다. 변조는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변호인단은 ‘선전 수행’이 ‘성전 수행’으로 바뀌는 등의 녹취록 짜깁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이른바 지하혁명조직 아르오(RO)의 자금원을 찾겠다며 이 의원이 대표인 시엔피(CNP)그룹, 나눔환경 사무실, 5월 모임 참석자 주거지 등 18곳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변호인단은 “재판이 진행중인 상태에서 주요 증인들에 대한 압수수색은 증인 신문 내용을 미리 보겠다는 것과 같다”며 반발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