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녹취록 수정·제보자 진술번복…재판부, 증거로 인정하려나

등록 2013-11-26 19:59수정 2013-11-27 08:17

‘이석기 재판’ 증인신문 뜯어보니
국정원 녹취록 수정 270곳 넘고
아르오 조직명·운영원리 대해
이씨 “추정·공안사건서 본 것” 진술
수사관 “제보자에 150차례 돈 줬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 공판에서 주요 증거물인 녹취록이 대거 잘못 기록되고 주요 증인인 국가정보원 제보자의 진술이 주로 추정에 바탕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증거물의 증거 능력 여부와 이른바 ‘아르오’(RO·혁명조직)의 실체를 두고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26일 9차 공판에서 국정원 수사관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150차례 제보자를 만날 때마다 교통비 등으로 10만~20만원씩을 줬다고 밝혔다.

수원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정운)는 26일까지 검찰 쪽 핵심 증인인 국정원 제보자와 수사관들에 대한 증인 신문을 1차로 마무리했다. 공판 준비기일까지 더하면 모두 13차례 공판이 열렸다. 검찰이 신청한 증인 98명 가운데 22명의 신문이 이뤄졌고, 변호인단이 신청한 이른바 ‘5월 모임’ 참가자 등 30여명의 증인 신문을 남겨두고 있다.

검찰이 이 의원 등에게 적용한 죄목은 내란음모와 선동,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동조 혐의다. 검찰은 국정원 제보자 이아무개(46)씨 등을 상대로 이 의원 등의 △남한내 비밀 사회주의혁명조직인 아르오의 조직 실체 규명 △5월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모임(이른바 5월 모임) 등을 통한 국가 기간시설 파괴 등의 내란음모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검찰과 국정원은 제보자 이씨의 진술 내용과, 이씨를 통해 받은 녹음파일 47개와 동영상 3개, 이를 옮겼다는 녹취록 44개를 재판부에 냈다. 이를 녹음파일과 대조한 변호인단이 녹취록이 잘못 기록된 점을 지적하자, 국정원은 ‘5월10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 모임’ 등에서 112곳이 녹음파일과 달라 수정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쪽은 ‘단어 등 극히 일부분을 잘못 기록한 것이고, 위·변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확인 결과 국정원이 녹음파일과 다르게 녹취록을 작성한 대목이 5월10일 모임과 5월12일 모임에서만 272곳에 이르고, 이 가운데 이 의원의 발언을 실제와 다르게 기록한 곳이 무려 170곳이나 됐다. ‘선전 수행’을 ‘성전 수행’으로, ‘절두산 성지’(천주교 순교 터)를 ‘결전성지’로, ‘구체적 준비’를 ‘전쟁 준비’로 기록하는 등 호전적 단어로 기록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변호인단은 ‘이처럼 위·변조된 녹취록을 근거로 검찰과 국정원은 이 의원의 국회 체포동의 요구서와 공소장을 작성했다’며, 공소 사실을 기각하든지, 공소장을 다시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음파일 47개 가운데, 원본으로 추정되는 파일은 12개뿐인 것도 공판에서 드러났다. 국정원은 파일 9개는 녹음 과정에서 파기했으며, 모두 원본 파일과 내용이 같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녹음파일엔 제삼자도 접근했을 개연성이 있다’며 ‘원본 녹음파일만이 증거 능력을 지닌 만큼 증거로 채택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26일 공판에선 국정원 수사관은 “2011년 중반부터 (2013년 8월) 공개 수사하기 전까지 1주일에 한두 차례씩 10만~20만원 정도 이씨에게 줬다”고 말했다. 이씨가 수사관을 만나러 오갈 때 교통비, 이씨가 운영하던 당구장을 비울 때 쓴 아르바이트 비용 등 실비라고 설명했다. 수사관은 이씨에 준 돈의 총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2년 동안 2000만~3000만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내란음모를 주도했다는 아르오의 실체는 공판을 거듭할수록 미궁에 빠졌다. 국정원은 제보자인 이씨의 진술에 상당 부분 의지해 아르오를 파악했으나, 이씨는 공판에서 아르오의 기원과 조직체계 등에 대해 문서 등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추정한 것”이라는 등의 진술을 여러번 번복했다.

2004년 아르오 조직원이 됐다고 했던 이씨는, 아르오라는 단어를 들었는지를 묻는 변호인단 질문에 “국정원에서 ‘조직명이 아르오인가’라고 해서 ‘아마 아르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답했다. 아르오의 지하당식 조직 운영원리라고 검찰이 밝힌 ‘단선연계 복선포치’, 이 의원이 아르오 총책이고 아르오가 중앙위원회 산하 경기 4개 권역 하부조직 등을 갖췄다는 공소 사실을 두고도, 이씨는 “추정”이거나 “공안사건 판결문 등에서 본 것” 등이라고 말했다.

이런 국정원 제보자의 진술 내용과 녹음파일 등 증거물을 두고 재판부가 어느 정도 증거력을 인정할지가 주목된다. 재판부는 ‘증거 능력 여부는 증인 신문을 마친 뒤 결정하겠다’는 태도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