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내년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할 길이 열렸다. 강원도와 도교육청이 합의한 데 이어 고교 무상급식에 반대하던 시·군 가운데 14곳이 동참 쪽으로 돌아섰다.
최종근 강원도청 농축산식품국장은 26일 오전 강원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원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14곳이 고등학교 무상급식에 동참하기로 했다. 춘천·강릉·속초·양구 등 4곳은 계속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고교 무상급식 확대는 민병희 강원교육감이 2010년 출마 당시 공약했으며, 지난 11일 민 교육감과 최문순 강원지사는 내년부터 전면 실시하자고 뜻을 모았다.
하지만 18개 시·군 단체장들이 꾸린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는 지난달 24일 고교 무상급식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도와 교육청의 무상급식 확대에 반기를 들어왔다.
시장군수협의회는 내년 초·중학교 무상급식 분담률도 ‘20%(인건비 제외) 고수’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광준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장은 이날 오전 강원도청에서 최문순 강원지사와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등과 가진 3자 비공개 만남에서 “고교 무상급식을 철회한다면 초·중학교 무상급식에서 시·군 분담률을 높일 수 있도록 협의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와 도교육청은 지난 11일 내년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데 필요한 예산 1338억8100만원 가운데 인건비 542억5100만원을 도교육청이 모두 부담하고, 나머지 식품비와 운영비 796억3000만원은 강원도와 도교육청, 18개 시·군이 3분의 1씩(33.3%) 나눠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는 식품비·운영비의 20%만 부담하겠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시·군 입장에서는 초·중·고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다고 가정할 때, 부담해야 할 금액이 265억1000만원(33.3%)과 159억2000만원(20%)으로 105억9000만원의 차이가 생긴다.
이광준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장은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것은 협의회 차원에서 반대하기로 뜻을 모았던 사안이다. 3자 협의를 열어 내년 고교 무상급식 확대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군수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선 협의회장이 뭐라고 할 자격이나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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