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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대전, 외국인 공정여행 첫손님맞이

등록 2013-12-03 20:54수정 2013-12-04 10:45

지난 1일 대전 대흥동 문화공간 ‘갤러리 파킹’에서 박석신 화백(맨 오른쪽)과 일본인 공정여행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감만세 제공
지난 1일 대전 대흥동 문화공간 ‘갤러리 파킹’에서 박석신 화백(맨 오른쪽)과 일본인 공정여행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감만세 제공
일본 규슈지역 시민 14명
‘유성 5일장’ 등 찾아
주민들과 따뜻한 만남
“일본 평화헌법을 지키기 위해 함께 일을 하고, 학교 교과과정에서 역사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난달 29일 일본 규슈지역의 시민단체 관계자와 시민 등 14명이 대전을 찾았다. 이들은 공정여행 사회적 기업 ‘공감만세’(www.fairtravelkorea.com)가 주최하고 대전문화유산울림이 주관한 ‘사람과 통하는 대전 마을여행’(3박4일)에 참여했다. 외국인들이 공정여행을 하려고 대전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제강점기 전남 순천 관사촌에서 태어나 4살까지 자랐다는 수기소노 마사요(73) 할머니는 대전 소제동 철도관사촌에 사는 한국 할머니와 만나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은 조선과 일본 사람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 손을 잡거나 껴안고 오랫동안 옛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폐암 말기인 남편(64)과 20년 만에 국외여행에 나섰다는 나카무라 마치코(62) 할머니는 대흥동 문화공간 ‘갤러리 파킹’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내 이름은 꽃이다’ 체험에서 박석신(47) 화백이 그의 이름으로 “내 이름이 꽃이 되어 나 자신을 바라보고 살자”는 내용의 멋진 그림을 그려 선물했기 때문이다. 숨이 가빠 조금 걷다 쉬어야 하는 남편 곁에 선 그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말을 들으니 기쁘다”며 감격해했다. 나카무라 할머니뿐 아니라 동행한 일본인 여행자들 대부분이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장대동 ‘유성 5일장’을 찾은 이들은 한국 전통시장의 활달함과 젊은이들의 활력에 또 한번 놀랐다. 장터 한복판에 있는 청소년 문화의 집을 보고는 한동안 말을 잊을 정도였다. “일본에서는 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많지 않고, 또 이렇게 청소년 시설이 시장 한가운데 있는 경우가 없다”는 게 이들의 반응이었다. 시장을 둘러보는 내내 상인들이 풀빵이며 과자를 공짜로 계속 건네는 넉넉한 인심은 덤이었다. 이들은 유명한 도장 가게에서 자신들 이름을 새긴 도장을 일본보다 훨씬 싼 값에 하나씩 손에 쥐어 가기도 했다.

이번 공정여행을 마련한 공감만세 고두환 대표는 “일본에서 우리나라 도시들의 역사 자료 등을 미리 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다. 장동 마을기업에 가서는 일본인들이 ‘한국 노인들이 참 즐겁게 산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우리나라도 노인들에게 시혜적인 복지도 좋지만 활동할 수 있는 일이나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공감만세는 5일 일본 외무성 초청을 받아 후쿠오카에서 공정여행을 통한 대전 지역 재생 사례를 발표한다. 또 대전문화유산울림과 함께 이번과 같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참이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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