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삼성보육원 아이들로 꾸려진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가 6일 창단 공연을 앞두고 연습하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 제공
오늘 저녁 전주 전통문화관서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 공연
보육원 어린이 30명 악기연주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 공연
보육원 어린이 30명 악기연주
‘무지개를 그리다’.
아동복지시설 어린이들로 구성된 국악연주단이 세상에 첫선을 보인다.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는 6일 저녁 7시 전주 전통문화관 한벽극장에서 창단공연 ‘무지개를 그리다’라는 제목으로 창단 공연을 한다. 이 공연단은 전북 전주 삼성보육원의 어린이 3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창단해 1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무대에 서서 사물놀이, 창작무용, 판소리, 국악 관현악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쟁 연주를 맡은 정아무개(중1)양은 “각자 연습한 곡을 서로 맞춰 보는 게 가장 어려웠다. 선생님들이 가르친 보람을 느끼도록 멋진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바람꽃 오케스트라 창단은 2011년 5월 전북도립국악원이 소외계층 어린이 1004명을 초청한 가운데 열린 한 공연장에서 씨앗이 뿌려졌다. 전북도립국악단 쪽은 아이들에게 “객석에서 구경만 하지 말고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보라”고 격려하며 한국의 ‘엘 시스테마’를 만들어보자고 창단을 제안했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는 클래식 음악 교육으로 빈민층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새 인생을 열게 해준 프로젝트다. 국내에서도 한국형 엘 시스테마 프로그램이 선보이고 있지만, 전통국악을 다룬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 현대자동창 전주공장에서 노사공동기금 5천만원을 지원했다. 이 기금 덕분에 악기를 장만해 2012년 8월 창단식을 할 수 있었다. 도립국악원 강사 12명이 퇴근 뒤 매주 2차례 학생들을 지도했다. 아이들은 가야금·거문고·해금·아쟁·대금·피리·타악 등 국악 관현악과 무용·판소리·사물놀이 등을 일대일로 배웠다.
하지만 상처가 깊은 아이들은 처음에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이곳 보육원은 보호자가 없거나 특별한 사정으로 가정에서 양육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머물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에게 변화가 생겼다. 산만했던 어린이들의 집중력이 커졌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생겼으며, 일부는 국악을 전공하려는 꿈도 키웠다.
처음 창단을 제안하고 공연 연출을 맡은 도립국악원 김종균씨는 “관객의 즐거움보다는 공연의 주체인 아이들의 자존감 형성에 더 주력했다. 아이들이 어른이 돼 어려움에 부닥칠 때 이번 공연의 경험을 원동력으로 삼아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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