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넘게 비어 있는 옛 부산 남부경찰서 건물. 부산지방경찰청은 시민이 부르면 총알처럼 달려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설치미술형 옥외광고물 ‘날으는 경찰차’를 지난 9월 건물 벽면에 설치했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국유지와 맞교환 여의치 않아
공시지가로 100억원이 넘는 옛 부산 남부경찰서 터와 건물이 5년 넘게 빈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9일 부산지방경찰청과 부산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찰은 2008년 10월부터 비워두고 있는 부산 남구 대연동 옛 부산 남부경찰서 건물과 땅을 팔지 않고 비슷한 규모의 국유지와 맞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국유지인 옛 남부경찰서 터를 매각하면 매각대금이 국고로 귀속되는데, 이 매각대금이 다시 경찰로 배정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옛 남부경찰서 터를 국유지인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근처 공영주차장이나 해운대구 좌동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근처 국유지와 맞바꿔 해운대경찰서를 새로 짓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자, 해운대구 송정동 옛 송정초등학교 터 6600㎡와 맞바꿔 경찰연수원을 세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옛 남부경찰서 터와 옛 송정초등학교 터의 맞교환이 이뤄지려면 먼저 부산시가 부산시교육청으로부터 옛 송정초 터를 사들여야 한다. 부산시교육청이 옛 송정초 터의 3분의 2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는 재원 확보의 어려움과 까다로운 행정 절차 등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옛 남부경찰서 터 활용방안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부산시, 부산시교육청 등과 머리를 맞대 모두가 만족할 만한 활용 방안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968년 부산 남구 대연동 4300여㎡ 터에 세워졌다. 하지만 2008년 10월 경찰병원 부산분원이 들어오려던 현재의 건물(대연3동)로 경찰서를 옮기면서 방범순찰대 등이 사용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옛 건물을 비워두고 있다. 옛 남부경찰서 근처에는 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과 대연혁신지구 등이 있어 땅값만 올해 공시지가 기준으로 101억원에 이른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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