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관씨
“직접 찍고 현상·인화해 애지중지하며 보관해온 사진을 기증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라져가는 간이역의 모습을 감상하고 추억을 되새기도록 작품들을 내어 놓았습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 김재관(54·사진·충남 천안 자동차부품연구원 시설자산운영실장)씨가 흑백 필름으로 10여년간 찍은 간이역 사진작품 116점을 전북 익산문화재단에 11일 기증했다. 기증한 작품은 새해 문을 여는 익산 예술의전당에 전시될 예정이다.
기증한 작품들은 그가 익산 춘포역과 군산 임피역 등 전국 200여곳 간이역을 돌아다니며 촬영한 것으로 철도의 변화과정을 담고 있다. 컬러로 사진을 찍다가 마흔살 넘어서 흑백으로 바꾼 그는 간이역을 비롯해 정미소, 시골 버스정류장, 창고 등 잊혀짐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애착이 많다.
그는 “컬러 사진은 디지털시대에 너무 흔하고 찍으면서도 신중하지가 못하다. 하지만 흑백 필름은 한컷 한컷 정성들여서 찍기 때문에 깊이가 있고 애정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익산문화재단에 작품을 기증한 이유에 대해 “2차례 전시회를 했는데 이를 알고 재단이 내년 춘포역 100주년 행사를 앞두고 기증을 요청해와 많은 사람이 감상하도록 기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익산문화재단은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지닌 역사로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북 익산 춘포역을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근대문화유산 박물관 춘포’ 사업을 하고 있다. 1914년에 건립된 춘포역은 2011년 5월 전라선 복선화사업으로 폐지됐으며,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2005년 등록문화재 제210호로 지정됐다.
익산/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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