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권익위 ‘차단 주장’ 반박
“외부세력 지원 일부러 배척안해”
시민단체가 탄원서 작성 도와줘
“외부세력 지원 일부러 배척안해”
시민단체가 탄원서 작성 도와줘
한국전력공사가 전북 군산 새만금 송전탑 공사를 놓고 마찰을 빚어온 주민들에게 ‘마을과 논밭을 우회하는 송전선로’ 검토를 약속하면서 ‘외부세력과 연계를 말아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군산 주민들은 새만금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한전과의 5년 갈등을 ‘조건부 우회노선’으로 12일 합의했다.
13일 새만금 송전선로 반대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7월3일 조환익 한전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전 쪽이 우회노선 수용과 외부세력과의 단절을 연계하는 듯한 이야기가 나왔다. 김덕중(58) 대책위 총무는 “지난여름 한전 사장이 ‘미군 비행장 안보상 문제만 없으면 (우회노선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외부세력과 연대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경식(49) 대책위 법률간사는 “당시 한전 사장이 우회노선을 검토하겠다고 했고, 당시까지는 외부단체와 함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보름쯤 뒤 환경단체가 ‘송전탑 전국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함께하자고 제안했는데, 주민 회의를 열어 한전 사장과 약속을 먼저 했기 때문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외부세력을 일부러 배제하려 한 게 아니라, 약속을 먼저 한 것을 존중하자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주민 곁에는 개신교 목사 10명이 탄원서 등을 작성하는 등 연대해왔고, 기도회를 열거나 한전 앞에서 시위할 때도 군산지역 사회단체들이 격려해줬다고 대책위 쪽은 밝혔다. 이태영(54) 목회자대책위 위원장은 “주민들이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며 자체 해결 의지를 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부 단체를 의도적으로 차단한 것은 아니다. 빌미를 안 주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갈등 해결을 위해 당사자끼리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이는 밀양 지역에서도 계속 언급해온 내용”이라고 말했다.
군산/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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