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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여행’ 놔두고 왜 ‘투어’로 쓰시나요?

등록 2013-12-18 21:39

충남 행정용어 순화 ‘낙제점’
1만차례 중 한번도 ‘여행’ 안써
인큐베이팅 등 외래어도 남발
충남도청과 15개 시·군에서 외래어·한자어 등 순화해서 써야 할 행정용어들을 분별없이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특정 낱말을 석달 사이 1만차례 넘게 쓰기도 했다.(<한겨레> 12월11일치 16면)

18일 상명대 국어문화원이 펴낸 <공공언어 바로 쓰기-2013 충청남도 편>을 보면, 충남도청은 지난 6~8월 누리집에 올린 보도자료·공고문·고시문 따위에 ‘투어’를 1만7035차례나 사용했다. 투어 대신 ‘여행·관광’으로 고쳐 쓰도록 돼 있지만 충남도청에서는 단 한차례도 순화어를 쓰지 않았다.(표) 충남도가 열흘마다 한차례씩 내는 <도정신문>에서도 ‘인큐베이팅’ ‘저녹스 버너’ ‘모바일 솔루션’ 따위 외래어를 남용하는 것은 물론 한자를 그대로 지면에 적고 한글을 뺀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2월 행정용어 가운데 어렵거나 낯선 행정용어 312개를 쉽고 이해하기 쉬운 낱말로 바꿔 쓰도록 권고했다.

천안시 또한 외래어·한자어 따위를 그대로 쓰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천안시는 같은 기간 ‘동법’(同法)을 1만41차례 썼다. 반면 동법의 순화어인 ‘같은 법’은 2446차례 쓰이는 데 그쳤다. ‘지방재정법 제39조 및 동법 시행령 제46조’처럼 관행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당진시에서는 석달 동안 ‘파일’을 6941차례 쓴 데 견줘 순화어인 ‘서류철·서류묶음’은 한차례도 볼 수 없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군 단위 지자체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금산군은 ‘유관기관’을 6424차례 사용하면서도 순화어인 ‘관련기관·관계기관’은 한차례도 쓰지 않았다. 예산군에서는 ‘배너’를 5503차례 쓰는 동안 순화어 ‘막대광고·띠광고’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이밖에 다른 시·군들도 별 차이가 없는 형편이다. 이는 국어기본법에 따라 국어의 보전·발전을 챙기도록 돼 있는 국어책임관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지자체가 많고 실무 담당자들도 다른 업무에 견줘 소홀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맡은 상명대 국어문화원 쪽은 “공공언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일부 부처에서만 이뤄지고 있으며 지자체에서는 아직도 관심 밖의 일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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