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전보다 30~40% 줄어”
정선군 2년간 증식방안 찾기로
정선군 2년간 증식방안 찾기로
강원 정선군이 국내 5대 억새 군락지인 민둥산 억새를 지키려고 ‘억새 드림팀’을 꾸렸다.
정선군은 민둥산 억새 증식과 보존연구를 위해 농업기술센터 소장 등 직원 4명으로 구성된 억새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2년 동안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드림팀은 김광기 정선군농업기술센터 소장, 고기윤 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 작물지도팀 손효진씨, 과수연구팀 원종호씨 등으로 짜였다. 손씨와 원씨는 공모를 통해 발탁했다.
이들은 작물, 과수 등의 발아·생장 등에 활용했던 다양하면서도 첨단적인 방법을 억새 증식에 적용할 참이다. 우선 억새 종자를 채취해 발아실험과 줄기·뿌리번식, 포기나누기 등 다양한 증식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증식한 억새를 서식지에 이식한 뒤 참싸리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다. 고기윤 군농업기술센터 지도기획팀장은 “억새 종자의 발아율을 높이고 억새 군락지를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연구를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민둥산은 해마다 30여만명이 찾는 억새 명소지만, 10여년 전부터 군락지 주변에 왕성하게 번식한 참싸리와 쑥 등이 억새를 밀어내면서 동쪽 능선을 중심으로 억새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재국 남면 무릉2리 이장은 “30여년 전에 견줘 억새가 30~40% 가까이 줄어든 것 같다. 요즘은 관광객들이 억새가 생각만큼 무성하지 않아 실망해서 돌아갔다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해 2억원을 들여 3만8800㎡에 억새 이식사업을 벌였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2008년에는 화전민들이 정기적으로 불을 질러 밭을 일궜다는 점에 착안해 군락지 일부를 태우는 ‘극약처방’까지 시도했다. 소방헬기까지 동원해 참싸리와 쑥 등과 함께 억새를 태웠지만, 불탄 자리에 억새 대신 잡초 등이 번성해 실패로 끝났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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