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포근한 날씨 많아
얼음트레킹·낚시터·빙벽장 등
잇단 연기·폐쇄 ‘발동동’
얼음트레킹·낚시터·빙벽장 등
잇단 연기·폐쇄 ‘발동동’
연이어 계속되고 있는 포근한 날씨 때문에 시기를 늦추는가 하면 행사가 취소되는 등 겨울축제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 철원군은 11일부터 19일까지 예정된 한탄강 얼음트래킹 축제를 일주일(18~26일) 연기한다고 8일 밝혔다. 얼음트래킹 축제는 한탄강의 현무암 협곡 5.5㎞ 구간을 1시간40분 동안 걷는 행사다. 이계옥 철원군청 관광문화과 주무관은 “축제를 하면 1000여명 이상이 얼음 위를 걷게 되는데 계속된 따뜻한 날씨 탓에 곳곳에 얼지 않은 부분이 있어 행사를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원 영월에서 열리는 동강겨울축제는 지난 7일부터 얼음낚시터를 폐쇄했다. 지난달 27일 축제를 시작할 때는 얼음판의 두께가 15㎝였지만, 6일 현재 10㎝ 정도에 불과해 안전사고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모두 3곳의 얼음낚시장 가운데 1곳만 부분적으로 운영하고 얼음축구와 인간컬링대회 등의 행사도 취소되는 등 따뜻한 날씨 탓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정희 영월군청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9일부터 다시 추워진다는 예보가 있지만, 12일부터는 다시 따뜻한 날이 계속될 거라고 해 걱정이다. 날이 추워지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원 홍천의 꽁꽁축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7일 개막 뒤 사흘 뒤인 30일부터 얼음낚시터 출입이 통제됐다. 날씨가 추워진다는 소식에 8일부터 입장객 수를 제한하는 등의 조처를 통해 부분 개장했다.
해마다 빙벽장으로 재미를 봤던 충북 영동군은 올해 따뜻한 날씨 때문에 울상이다. 2006년 영동군 용산면 초강천에 40~90m에 이르는 인공 빙벽장을 개장한 뒤 해마다 등반 애호가와 시민 등 10여만명을 맞았지만 올핸 개장조차 못하고 있다. 군은 지난 4일 개장식을 할 계획이었지만 밤새 얼었던 빙벽이 낮에 녹아내리는 바람에 개장을 연기한 채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빙벽장 주변 썰매장, 얼음동산 등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박래성 군 임산물소득담당은 “밤엔 영하 3도까지 내려갔다가 낮에 영상 5도까지 오르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빙벽을 이루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추위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청호 주변 옥천 안터마을도 해마다 겨울 축제를 열었지만 올해 축제를 포기했으며, 청주시도 무심천에 썰매장을 열어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올핸 얼음이 얼지 않아 개장을 무기 연기한 상태다.
박수혁 오윤주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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