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 건설중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1단계 공사와 관련해 시공업체인 대우건설 등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발주처이자 감독기관의 현장 책임자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발주처와 시공업체, 하청업체 직원들 사이에 금품이 오간 정황을 추가로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주 방폐장 건설 공사 과정에서 시공업체인 대우건설과 하청업체로부터 69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로 발주처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환경관리센터장 이아무개(59)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씨는 2010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대우건설과 하청업체로부터 각각 4900만원과 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이씨는 한차례에 200만원씩의 월정금과 명절비를 받았고, 경주 방폐장 건설 과정에서 공사비가 갑절 가까이 늘어나자 이에 대한 사례금도 받아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 방폐장 1단계 공사는 처음만해도 공사비가 2580억원이었지만, 연약 암반 등의 문제가 생기며 공사비가 5332억원으로 늘어났다. 2007년 5월 공사에 들어갔으며 오는 6월 준공 예정이다. 하지만 이씨는 29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지만, 나머지 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 외에도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대우건설, 하청업체 직원 10여명이 금품을 주고 받은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시공업체와 하청업체에서 발주처로 돈이 오간 것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에서 시공업체로 금품이 오간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를 제외하고도 10여명이 수사 대상에 올라있으며, 1~2명 가량 구속자가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이달 안에 경주 방폐장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승목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현재까지 금액이나 여러가지를 봤을 때 경주 방폐장 수주와 관련된 비리는 아닐 가능성이 높고, 건설 현장에서 흔히 있는 발주처와 시공업체, 하청업체 사이의 전형적인 금품 수수 사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6s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