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공사 선정 등 일정 고려
경기북부지역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에 대학을 유치하려던 사업이 줄줄이 무산된 가운데, 올해 상반기로 예정됐던 을지대학 의정부캠퍼스 조성 공사가 내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설계와 시공사 선정 등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착공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을지대 쪽의 설명이다. 최헌호 을지대 재단운영본부장은 23일 “자금 등의 문제는 없으며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 착공해도 2017년 개교와 2021년 병원 개원이라는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도 의정부시는 실시계획 인가 신청에 앞서 받아야 하는 대학이전 승인 등 행정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면 상반기 착공도 가능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을지대는 지난 22일 교육부에 대학이전 승인 요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을지대는 2012년 12월 국방부로부터 의정부시 금오동 ‘캠프 에세이욘’ 부지 12만3096㎡를 매입한 뒤, 지난해 1월 국방부, 경기도·의정부시와 2021년까지 의정부캠퍼스와 부속병원 건립을 마치기로 상생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9월에는 한강유역환경청의 사전 환경성 승인까지 마쳤다. 의정부시는 국비 등 42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9월부터 길이 365m, 왕복 4차로의 진입도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을지대 의정부캠퍼스는 입학정원 500명, 재학생 2000명 규모로 1218억원을 들여 2016년까지 공사를 마친 뒤 2017년 개교할 예정이다. 또 4122억원을 들여 지상 15층, 지하 3층, 1028병상 규모의 부속병원을 캠퍼스 준공 전에 착공해 2021년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의정부시는 2011년 3월 을지대와 캠퍼스 조성을 위한 협약식을 맺고 같은 해 7월 캠프 에세이욘 터 일부를 교육연구시설로 하는 발전종합계획 변경 승인을 받는 등 대학 유치를 위한 행정지원을 해왔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60여년 동안 주둔한 미군기지 때문에 개발에 소외됐던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다. 을지대학 유치로 3600억원의 경제유발효과에다 7000~1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의정부 캠프 카일과 시어스에는 경기북부 광역행정타운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이미 경기지방경찰청 북부청사가 입주한 상태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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