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건 발생 20일째 실마리 못 찾아
“CCTV 등 증거로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
“CCTV 등 증거로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
80대 시어머니와 60대 며느리가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 지 20일이 넘었지만 경찰은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어머니 김아무개(85)씨와 며느리 정아무개(65)씨는 지난 8일 아침 8시55분께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의 건물 4층 집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시어머니 김씨는 평소 잠을 자던 작은방 침대 아래에서, 며느리 정씨는 거실에 쓰러져 있었다.
이들의 주검은 김씨의 손자(35)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의 손자는 경찰에서 “날마다 집에 전화를 하는데 7일 저녁 전화가 연결이 되지 않아 다음날 집으로 가보니 문이 잠긴 상태에서 두 분이 머리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사건 초기 돈을 노린 범행으로 추정했다. 사건 당일 현장 감식에서 정씨의 방안에 있던 금품이 사라진 점, 정씨가 동네에서 부자로 알려진 점을 고려한 결과였다.
또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정씨가 범인한테 저항하다가 벽에 던져 깨진 것으로 추정되는 포도주병에 묻은 피와 거실 바닥에 떨어진 피를 발견했다. 정씨 집의 반경 300m에 있는 150여개의 폐회로텔레비전(CCTV)과 주차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사라진 금품은 며느리 정씨의 은행 개인금고에 보관 중이었고 며느리 정씨의 재산 대부분은 부동산과 은행의 예금으로 묶여 있었다. 사건 현장에 있던 피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감식 결과 용의자를 찾을 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폐회로텔레비전(CCTV)과 차량 블랙박스에서 며느리 박씨가 집으로 걸어가는 모습만 확보했을 뿐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원한관계로 인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고려해 수사를 벌였으나 정씨의 이웃관계가 원만했던 점, 남자관계도 없었다는 점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경찰은 수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용의자 신고포상금 최대 2000만원을 내걸고 살인사건 제보 전단 5000여장을 부산 곳곳에 뿌렸다. 부산지방경찰청도 동일 수법 전과자와 제보자 찾기 등 공조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과 현장감식 결과 범인이 시어머니 김씨를 작은방에서 살해하고 기다렸다가 2시간가량 지난 뒤 집으로 돌아온 며느리 정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찰은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침입했거나 택배기사 등으로 시어머니 김씨 등을 속이고 집으로 들어가 두 사람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면식범, 단순 강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범행 동기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반드시 용의자를 붙잡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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