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근처 달맞이 언덕의 ‘해운대 힐스테이트위브’ 아파트 재건축조합 전·현직 간부들이 입찰 참여업체한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5일 재건축 아파트의 관리업체와 측량업체를 선정하면서 입찰 참여업체 2곳한테서 7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 수수)로 해운대 힐스테이트위브 아파트 재건축조합 전 조합장 강아무개(45)씨 등 재건축조합 전·현직 간부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강씨 등한테 입찰 선정을 해달라며 돈을 건넨 혐의(뇌물 공여)로 아파트 관리업체 대표 정아무개(50)씨와 측량업체 대표 안아무개(6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강씨 등은 지난해 11월 정씨의 관리업체가 해운대 힐스테이트위브 아파트 관리권을 낙찰받도록 해주고 정씨한테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 등은 관리업체 입찰 선정회의에서 정씨의 관리업체 평가 점수를 만점인 20점을 매겼고 나머지 업체는 1~5점을 줘 정씨의 관리업체가 낙찰받도록 도왔다.
또 강씨 등은 지난해 12월 안씨의 측량업체를 해운대 힐스테이트위브 아파트 측량업체로 선정한 뒤 안씨한테서 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 등이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 대표들을 만나 ‘다른 업체에서 5장(5000만원)을 준다고 한다. 지역 국회의원이 특정업체를 밀고 있다’며 돈을 요구하는 말을 흘렸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들은 돈을 빌린 것처럼 서로 말을 맞추고 뇌물로 받은 돈에 이자까지 보태 정씨와 안씨한테 돌려보내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해운대 힐스테이트위브는 최고 53층짜리 21채에 2369가구 규모의 아파트이다. 애초 지난해 12월 재건축 조합원들이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시공사와 재건축조합이 일반분양 아파트 가운데 미분양분의 할인분양을 두고 갈등을 빚어 입주가 늦어지고 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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