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 출하가 부진한 것을 비관해 50대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북 김제경찰서는 6일 “이날 오전 5시20분께 김제시 금구면 봉아무개(52)씨 집에서 봉씨가 제초제를 먹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봉씨의 누나 등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봉씨는 음독자살을 시도하기 전 서울에 사는 조카에게 전화를 걸어 “할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 봉씨의 조카는 바로 전북 부안에 사는 봉씨의 누나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누나 등이 봉씨 집에서 발견 당시 의식이 있었던 봉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봉씨는 토종닭 3만5000여마리를 기르는 양계농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후 닭의 소비가 줄면서 닭이 제때 출하되지 않자 이를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시는 “금구면은 반경 10㎞ 방역대와 이동제한 조처에 걸린 농가가 없다. 다만 토종닭이 한시적으로 판매가 금지되자(1월30일~2월5일) 봉씨가 이를 비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미혼으로 노모와 단둘이 살고 있는 봉씨가 최근 닭 출하 문제로 술을 자주 마셨고,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봉씨가 닭 문제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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