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 넘게 쌓인 눈, 몰아닥친 한파에 꽁꽁 얼어 ‘설상가상’
제설 장비 구하기 ‘하늘에 별따기’…주중에 또 ‘눈 소식’
제설 장비 구하기 ‘하늘에 별따기’…주중에 또 ‘눈 소식’
11일 오후 들어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 엿새째 계속된 폭설이 잦아든 가운데, ‘눈 폭탄’을 맞은 강원 동해안 일대가 이번엔 제설 장비와 인력·예산 확보를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기상청은 11일 오후 2시 현재 진부령 116.0㎝, 강릉 95.0㎝, 북강릉 94.5㎝, 속초 83.3㎝, 대관령 64.0㎝, 울산 6.0㎝ 등의 눈이 내렸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강원 산간을 중심으로 ‘한파 특보’가 발효돼 기온이 떨어지면서 춥겠다. 이날 자정까지 영동지역에 2~7㎝ 정도의 눈이 더 내린 뒤 그치겠다”고 밝혔다.
눈이 소강 상태를 보이자 제설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강릉시 900명과 삼척시 400명 등 폭설 피해지역 공무원 2280여명이 제설 작업에 나섰다. 공무원뿐 아니라 강원도를 담당하고 있는 육군 1군사령부도 영서지역에 근무하고 있는 장병 2700명을 폭설 지역에 긴급 투입했다. 강원지방경찰청도 6개 중대 450명이 제설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과 인천 등 다른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의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최문순 강원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덤프트럭 12대와 블로어 6대 등 중장비 18대와 긴급 복구비 3억원, 인력 27명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도 덤프트럭 3대와 제설기 3대 등 중장비를 포함해 인력 47명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엿새 동안 1m가 넘는 눈 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한파주의보까지 발효되자 눈이 얼어붙으면서 제설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장비와 예산이 부족한 탓도 크다. 계속된 폭설로 동해안에서는 덤프트럭과 눈 치울 삽 등 제설 장비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조금현 강릉 경포동사무소 주무관은 “덤프트럭 등 제설 장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모두들 장비를 찾다보니 돈이 있어도 장비를 확보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심진숙 강원 동해시 북삼동주민센터 주무관도 “자원봉사자들이 와도 눈 치울 삽이 동나 발만 동동 굴러야 했는데 오늘 시에서 장비를 보충받았다. 오늘 눈이 그친다고 하지만 주중에 또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와 각 시군이 갖고 있는 제설장비는 894대이다. 하지만 이번에 내린 눈을 제때 치우기 위해선 270여대의 장비가 더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설 예산 부족도 큰 문제이다. 강원도와 각 시·군이 확보한 예산은 68억4600만원이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 폭설이 내리면서 벌써 51억5100만원을 썼다. 하지만 이번에 내린 눈을 치우려면 209억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강원도는 예비비 10억원을 긴급 지원하고 부족한 예산은 정부에 특별교부세 지원을 요청했다.
춘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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