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화물선 기름 유출 사고 이틀째인 16일 오후 남외항 선박 묘박지 일대가 유출된 벙커시유로 오염된 가운데 해경 경비정이 검은 기름띠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유류공급선과 화물선 충돌사고
해경 “방제작업 사흘 더 걸릴것”
해경 “방제작업 사흘 더 걸릴것”
15일 부산 앞바다에서 유류공급선과 화물선이 충돌해 23만7000ℓ(해경 추정)의 기름이 유출돼 해양경찰이 16일 이틀째 방제 작업을 벌였다. 기름 유출량이 전남 여수 원유부두 사고 때보다 1.5배가량 많아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이날 “이번 사고로 유출된 기름은 23만7000ℓ에 이르러 최근 전남 여수 원유부두 사고 때 유출된 16만4000ℓ보다 많다. 유출된 기름은 현재 사고 지점에서 길이 4㎞, 너비 2㎞의 대각선 모양으로 남쪽에서 서쪽으로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경비정과 해군, 소방당국, 민간업체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선박 74척과 항공기 4대를 동원해 기름띠 주변에 기름막을 설치하는 등 기름띠 확산을 막는 데 온 힘을 쏟았다. 해경은 방제 작업을 마치는 데는 사흘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사고 지점과 미역·전복양식장이 있는 영도 중리 연안이 6.2㎞가량 떨어져 있고, 해류나 바람 등을 고려할 때 기름이 양식장이나 연안으로 흘러와 피해를 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번 사고 발생 지점이 항만 밖이고 기름이 해류와 바람을 타고 먼바다 쪽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여수 사고와는 양상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제 작업 초기에 피해 규모를 예상하는 것이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현장조사를 통해 기름 유출 규모와 오염 범위를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여수 사고 때는 해경이 ‘사고 발생 하루 만에 유출된 기름의 70%를 제거했다’고 자신하는 등 사고 초기 오판으로 기름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산 바 있다.
지난 15일 오후 2시20분께 부산 영도구 태종대에서 남서쪽으로 6㎞ 떨어진 해상 남외항 선박 묘박지(닻을 내리는 곳)에서 라이베리아 국적 8만8000t급 화물선 ‘캡틴 방글리스호’와 이 배에 기름을 공급하던 460t급 유류공급선 ‘그린플러스호’가 높은 너울 파도 탓에 충돌했다. 이 사고로 화물선 왼쪽 연료탱크 주변에 가로 20㎝, 세로 30㎝ 크기의 구멍이 나면서 23만7000ℓ의 벙커시유가 바다로 유출됐다.
부산/김영동 신동명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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