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폭설…피해액 100억 넘어
동해안 숙박업소·횟집 등 개점휴업
설악산 설경 즐기는 관광객 붐벼
동해안 숙박업소·횟집 등 개점휴업
설악산 설경 즐기는 관광객 붐벼
지난 6일부터 최고 184㎝(미시령)의 폭설이 내린 강원도 동해안 지역의 피해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강원 영동지역 주민들은 힘겨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은 설경을 찾아온 관광객들이 몰렸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일 현재 동해안 폭설로 100억39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고 집계했다. 양양이 35억2700만원으로 가장 피해가 많고, 강릉(33억9700만원)과 삼척(8억6300만원)이 뒤를 이었다.
동해안 일대가 열흘 가까이 폭설과 전쟁을 치르면서 비닐온실 붕괴 등 직접적인 재산피해뿐 아니라 간접적인 피해도 쌓이고 있다. 속초 대포항과 경포대 등 동해안 주요 관광지의 숙박업소와 횟집 등은 열흘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다. 골프장들도 문을 닫았다. 2883척의 어선도 기상 악화로 출어를 포기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김영길 강원도청 환동해본부 지도협력담당은 “비닐하우스 붕괴와 같은 직접 피해가 아니기에 보상도 받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기상관측 이래 최장·최고의 눈이 쏟아진 동해안의 폭설 현장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설악산 권금성은 케이블카를 타고 설악산 설경을 감상하려는 관광객들로 주말 내내 붐볐다. 석희길(37·경기도 양평)씨는 “폭설에 뒤덮인 울산바위와 만물상 등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설악산의 진경을 봤다. 일본 북해도(홋카이도)가 부럽지 않을 정도”라고 감탄했다.
설악산 등산로 폐쇄로 설경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동해안이 내려다보이는 백두대간 선자령으로 몰려들면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박형숙 평창군청 대관령면사무소 총무담당은 “폭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배려하는 눈 관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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