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2~4m땐 차단막 넘을수도”
양식장 있는 연안쪽 피해 우려
양식장 있는 연안쪽 피해 우려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선박 충돌로 유출된 벙커시유 일부가 높은 파도 때문에 양식장이 있는 연안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해양경찰서는 17일 부산 앞바다에 유출된 벙커시유 23만7000ℓ 가운데 상당량을 수거했으나, 영도구 동삼동 생도 동쪽 7.3㎞ 해상에서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앞 3.6㎞ 해상까지 넓게 퍼져 있는 길이 13.6㎞, 너비 4.3㎞의 유막은 바람의 영향으로 서서히 남서쪽으로 이동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오 부산 앞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바람이 연안 쪽으로 불면 조류를 거슬러 벙커시유가 연안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해경은 영도구 중리 연안과 해운대구 송정 연안 등 미역·김 양식장이 있는 바다에 기름차단막(오일펜스)을 설치했다.
해경 관계자는 “파도 높이가 2~4m면 기름띠가 기름차단막을 넘어 연안 쪽으로 다가갈 수 있다. 연안과 가까운 곳에 방제시설을 설치하고 기상 상태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과 해군, 소방서, 민간업체 등은 선박 97척과 항공기 4대를 동원해 바다에 떠 있는 기름을 수거하고 물을 뿌리는 등 사흘째 방제 작업을 벌였다. 해경은 “북동풍의 영향으로 남서쪽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는 남은 유막은 바람과 파도 등으로 두께가 얇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기름이 부산 연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현재로선 작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오후 영도구 태종대에서 남서쪽으로 6㎞ 떨어진 해상 묘박지(선박이 머무는 곳)에서 라이베리아 국적 8만8000t급 화물선 캡틴 방글리스호와 이 배에 기름을 공급하던 460t급 유류공급선 그린플러스호가 충돌해 벙커시유가 바다로 유출됐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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