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폐지·비상근체제 변경등 담긴 내부문건 폭로
서울시가 내부적으로 세종문화회관 소속 5개 예술단체를 폐지하거나 공연마다 단원을 공모하는 비상근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이 밝혀졌다.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 지부는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문화회관의 내부 문건인 ‘단체별 운영체제 개선안’의 내용을 폭로했다. 이 문건은 ‘전문가 의견’을 들어 △극단은 작품마다 단원을 공모하는 프로덕션제를 도입하고 △무용단은 핵심단원만 상근, 공연별로 오디션을 거쳐 충원 △합창단은 폐지 △국악관현악단은 음악·노래·무용을 결합한 형태로 운영 △뮤지컬단은 상업성이 있으므로 전속단체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또한 이처럼 예술단이 변형·해체되려면 “반드시 노조의 동의가 있거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는데” 노조 동의를 받기는 쉽지 않으므로, 서울시가 예술단체 예산 지원을 아예 중단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만들어내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용진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위원장(전 서울시향 단원)은 “세종문화회관이 겉으로 내세운 운영개편 계획이 사실상 예술단의 분쇄였음이 드러났다”며 “세종문화회관 발전방안을 다시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문건을 작성한 것은 맞지만 노조로부터 동의받기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사실상 접었다”고 해명했다.
세종문화회관은 공연 질을 높인다는 이유로 정명훈 지휘자가 이끄는 서울시향을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키는 한편 나머지 전속단체에 대해선 올해부터 각 극단에 오디션제도를 부활하는 등 단원들에게 압박을 가해왔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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