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숨진 부산외국어대 학생 9명의 합동영결식이 21일 오전 10시 부산 금정구 남산동 부산외대 캠퍼스 체육관에서 학교장으로 진행 됐다. 헌화를 마친 유가족이 눈물을 터뜨리고 있다. 부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로 숨진
부산외대생 합동영결식 교정서 열려
희생학생 추모비 교내 건립키로
부산외대생 합동영결식 교정서 열려
희생학생 추모비 교내 건립키로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따뜻하게 지내. 여기서 못 이룬 꿈, 거기서는 꼭 다 펼치길 바라.”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 붕괴로 숨진 신입생·재학생 9명 가운데 6명의 합동 영결식이 열린 21일 오전, 부산 금정구 부산외국어대 남산캠퍼스 체육관은 흐느낌으로 출렁였다.
학생 대표 조정호(26·미얀마어과 4년)씨가 조사를 읽어나가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유족들은 숨진 아들과 딸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눈물을 흘렸고, 기운을 놓치고 바닥에 쓰러져내리는 유족도 있었다.
숨진 김진솔(19·여·태국어과 1년)씨의 아버지 김판수(53)씨는 유족을 대표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너희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아빠와 엄마가 더 열심히 살겠다. 모두 용서하자. 잘 가거라”며 울먹였다. 김진솔씨가 아버지 생일 때 쓴 편지를 김씨의 학과 친구가 대신 읽었다. “여전히 잘생긴 아빠. 아르바이트 열심히 해서 멋진 서류 가방 꼭 사줄게. 태국어 열심히 공부해서 같이 태국으로 놀러가자.” 영결식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숨진 윤체리(20·베트남어과 신입생)씨의 아버지는 입학식도 채 치르지 못한 채 이승을 떠난 딸의 명예졸업장을 받아쥐고는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통곡했다.
영결식은 부산·울산 등지의 장례식장에 있던 6명의 주검이 운구 차량에 실려 유족들과 함께 도착한 오전 10시17분부터 부산외국어대 학교장으로 1시간30분 동안 치러졌다. 유족들과 재학생, 교직원, 시민들, 그리고 서남수 교육부 장관, 허남식 부산시장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전날 장례식을 따로 치른 박주현(18·여·비즈니스일본어과 신입생)씨의 유족들도 참석했다. 합동 영결식에 참여하지 않은 희생자 2명의 유족은 이날 울산과 경기도 일산에서 장례식을 치렀다.
영결식이 끝난 뒤 희생자들의 영정과 함께 운구 차량 6대가 부산외대 남산캠퍼스 교정을 돌아 빠져나가자, 재학생 1000여명이 침통한 표정으로 체육관부터 교문까지 이어지는 도로 양쪽에 나란히 줄지어 서서 숨진 학생들을 배웅했다.
부산외국어대는 희생된 신입생·재학생 9명을 기리는 추모비를 학교 안에 건립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참사 당시 리조트 체육관에서 빠져나왔으나 후배를 구하려고 다시 체육관으로 들어갔다가 숨진 양성호(25·미얀마어과 4년)씨를 의사자로 선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부산/김영동 김광수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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