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의 수도권 진입 첫 사례
미군공여지에 개교 줄줄이 대기
미군공여지에 개교 줄줄이 대기
경기 북부지역에 지방대학 캠퍼스가 첫 둥지를 틀었다. ‘주한미군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의 적용을 받은 덕분인데, 비수도권 지역에선 수도권으로 대학이 옮겨가면서 ‘지방대학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에 본교를 둔 경동대학교는 25일 미군기지 주변지역인 경기도 양주시 고암동에 16만2000㎡ 크기의 양주캠퍼스를 마련해 개교식을 열었다. 전북 임실군의 예원예술대도 은현면의 양주캠퍼스에서 다음달 3일 개교식을 한다. 이로써 경동대는 2006년 제정된 미군공여구역특별법에 따라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전한 첫 4년제 대학이 됐다. 이전까지 지방대의 수도권 이전은 1988년 시행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인구집중 유발시설로 분류돼 금지돼 왔다.
올해 스포츠마케팅학과와 도시공간디자인학과 등 5개 학과 신입생 300명을 선발한 경동대 양주캠퍼스의 입학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7.3 대 1로 전해 3.76 대 1에 견줘 2배 치솟아 이른바 ‘수도권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또 귀금속보석디자인학과, 만화게임영상학과 등 4개 학과 신입생 99명을 뽑는 예원예술대 양주캠퍼스도 평균 6.74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배상택 경기도 대학유치팀장은 “경기도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으로 20여년간 4년제 대학 설립이 원천봉쇄돼 경기 북부의 4년제 대학 수용률은 전국 꼴찌인 12.6%에 불과하다. 지역 공동화를 우려하는 해당 지역 주민 심정도 이해가 가지만 연간 수천억원의 유학비용을 치러야 하는 경기지역 주민 처지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경기 북부 지역에는 이밖에도 미군공여구역특별법의 적용을 받아 고양시에 중부대(2015년), 동두천시에 침례신학대, 동양대(2016년), 의정부시에 을지대(2017년) 등이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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