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기(59) 강원대 교수(전자정보통신공학부)
‘탈핵 국토순례’ 성원기 강원대 교수
고리→삼척→영광→부산 1609km
고리→삼척→영광→부산 1609km
“시민들이 핵발전소의 무서움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탈핵희망 국토 도보순례단’의 성원기(59·사진) 강원대 교수(전자정보통신공학부)는 27일 “핵 발전소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성 교수는 인류가 핵에너지로부터 벗어나게 해달라는 기원을 담아 지난해 6월6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에서 정부가 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고시한 강원도 삼척까지 326㎞를 걸었다. 그 혼자 시작한 길에 뜻을 함께 하는 이들이 하나 둘 모여 함께 했다. 이들은 다시 삼척~서울~전남 영광을 거쳐 출발점인 부산까지 모두 1609㎞를 걸어서 27일 부산에 도착했다.
“핵발전은 핵분열을 일으켜 발생하는 열을 사용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은 말할 수 없이 위험합니다. 하지만 핵발전에 따른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법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성 교수는 “과학기술자로서 핵에너지와 핵발전소를 공부할수록 두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고리원전 주변 반지름 30㎞ 지역에 부산과 울산이 포함돼 있고, 이 안에 사는 인구만 430여만명이다. 고리원전에 문제가 생겨 방사능이 유출되면 직접 영향을 받는다. 부산·울산·경남의 시민들은 이 사실을 제대로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일본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아직도 후유증을 앓고 있다. 방사능에 피폭된 사람들은 유전자 이상, 암 발병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핵발전소를 현재 23기에서 18기나 더 짓는다고 한다. 또 수명이 다 된 고리원전 등 노후 원전을 수리해서 계속 가동하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핵발전소 추가 건설 및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하고 대체에너지 개발 및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럽에선 태양광·풍력·지열발전소 등을 개발해 10년 만에 대체에너지 비율을 전체의 20%대로 끌어올렸다. 우리는 핵전력 비율이 30%다.”
탈핵희망 국토 도보순례단은 새달 1일 고리원전에 도착해 ‘핵으로부터의 독립선언’을 할 예정이다.
부산/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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