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에 물 탔다” 제보받아
구조물 압축 강도 조사 나서
GS건설 등은 관련 의혹 부인
구조물 압축 강도 조사 나서
GS건설 등은 관련 의혹 부인
* 원안위 : 원자력안전위원회
경북 울진 신한울원자력발전소 1호기와 2호기 건설에 사용된 콘크리트의 안전성이 입길에 올랐다. 뚜렷한 기준도 없이 공사 현장 관계자가 콘크리트에 물을 추가로 넣었다는 제보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원안위는 6일 “신한울원자력발전소 1·2호기 구조물 공사장의 레미콘 운전기사로 일했던 ㄱ씨가 레미콘에 물을 더 탔다고 적힌 작업일지와 현장 관리직원이 물을 더 타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지난해 12월 원안위에 냈다. 현재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들과 신한울원전 구조물에 부은 콘크리트의 압축 강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ㄱ씨는 이날 <한겨레>에 “지난해 1~8월 원청업체 지에스(GS)사의 ㄴ차장이 이미 시멘트·모래 등 골재에 물을 부어 반죽한 콘크리트에 물을 더 넣으라고 여러 차례 지시하거나 강요했다. 내가 거부하자 ㄴ차장은 직접 물을 여러 차례 넣었다. 현대건설 하청업체인 ㅊ사의 ㅂ차장도 물을 더 넣으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2010년 4월 착공한 신한울원전 1·2호기는 각각 2017년 4월과 2018년 2월 완공될 예정이다. 격납고 등 원전 구조물 공사는 현대건설, 에스케이(SK)건설, 지에스건설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ㄱ씨는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ㅊ사 직원으로 이곳에서 일했다.
ㄱ씨가 지난해 1월29일 녹음한 파일엔 ㄱ씨가 콘크리트 배합 담당자인 ㅊ씨한테 “ㅂ차장이 물을 타라고 하는데 그래도 되느냐”고 묻자, ㅊ씨가 “아무도 모르게 탈 수 있으면 타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다. 콘크리트의 압축 강도는 물과 시멘트·모래 등 골재의 배합 비율로 결정되는데, 물 비율이 높으면 콘크리트가 굳는 과정에서 물이 증발해 압축 강도가 떨어진다.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토목공학과의 한 교수는 “엄격한 기준의 다양한 시험을 거치기 때문에 원전 구조물에서 부실 콘크리트는 걸러진다. 원칙적으로 배합이 완료된 콘크리트에 물을 추가하는 것은 안 되지만 현장 상황을 보고 전문가가 판단해 추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ㅂ대학 토목공학과 교수는 “공사 시방서 등 명백한 근거가 없으면 콘크리트에 함부로 물을 추가로 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에스건설의 ㄴ차장과 ㅊ사의 ㅂ차장은 “콘크리트에 물을 추가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고 직접 물을 넣은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녹취록에서 물을 타라고 말한 ㅊ씨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신한울원전 1·2호기 발주사인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원안위 공식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결과를 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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