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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현금수송차 도둑 50만원 쓰고 덜미

등록 2014-03-11 22:01

21시간만에 서울서 검거
업체 근무때 차 열쇠 복제한듯
지난 10일 부산에서 현금 수송차량을 훔쳐 현금 2억여원을 챙겨 달아난 20대 남자가 21시간도 지나지 않아 고작 50만원만 쓰고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지난 10일 새벽 3시29분께 금정구 두구동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한국도로공사 부산영업소 앞에 세워져 있던 현금 수송차를 훔친 뒤, 차는 버리고 차 안에 있던 현금 2억1900만원만 챙겨 달아난 설아무개(26)씨를 11일 0시15분께 서울 광진구의 한 모텔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12일 절도 혐의로 설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 결과, 현금 수송 대행업체인 ㅂ사에서 6개월가량 근무한 설씨는 지난해 말 회사를 그만두면서 현금 수송차의 열쇠를 복제해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 10일 새벽 도로공사 부산영업소 앞에 세워져 있던 현금 수송차를 복제열쇠로 열고 차량을 운전해 달아난 뒤 미리 준비해뒀던 승용차에 돈을 옮겨 싣고 서울로 달아났다.

설씨가 현금 수송차를 훔칠 당시 현금 수송 대행업체 직원 2명은 모두 고속도로 통행료를 거둬 가려고 차에서 내려 도로공사 부산영업소 사무실에 들어간 상태였다. 현금 수송차는 사고 발생 11분 뒤 현장에서 3㎞가량 떨어진 부산 금정구 청룡동 보호관찰소 앞에서 발견됐지만, 설씨가 이미 돈을 갖고 달아난 뒤였다.

경찰은 현금 수송차가 버려진 곳 부근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힌 인물이 설씨와 닮았다는 ㅂ사 직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설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결국 경찰은 설씨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서울로 뒤쫓아 갔고, 11일 0시15분께 광진구의 한 모텔에 투숙해 있던 설씨를 붙잡았다. 설씨가 훔친 돈은 그가 쓴 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승용차 안에 보관돼 있었다.

설씨는 “회사를 그만둔 뒤 경제적으로 어려워 며칠 전부터 혼자 범행을 계획했다.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내가 아는 가장 먼 곳이 서울이라 무작정 서울로 올라갔다. 10일 오후 서울에 도착해 돈주머니를 택배용 종이상자에 담아 차 안에 보관해 두고 모텔에 투숙했으며, 이 과정에 속옷과 화장품을 사고, 노숙자에게 15만원을 주느라 50만원을 사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설씨의 통화 내역과 ㅂ사 퇴직 이후 행적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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