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비’ 동해안 일대 피해 현황
3명 실종되고…둑 터지고…정전까지
경북 85세대 239명 이재민
태풍 ‘나비’가 6일 밤과 7일 새벽 사이 500㎜가 넘는 비를 뿌리면서 주민 3명이 실종되는 등 경북 울릉군 서면지역이 큰 타격을 입었다. 울릉도에는 밤새 강풍으로 전신주가 넘어지거나 전선이 끊겨 섬 전체에 전기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은 암흑에서 밤을 보냈다.
울릉군은 7일 “일주도로가 두절되고 통신이 끊겨 정확한 피해상황 집계가 어렵지만 폭우의 영향으로 서면 태하천 둑이 터지고 남양천과 남서천이 범람하면서 서면 학포리 손아무개(78)씨 등 주민 3명이 실종 신고됐다”고 밝혔다. 이날 울릉군에는 1년 평균강수량의 3분의 1 수준인 466㎜의 비가 내렸으며 특히 서면지역에는 572㎜의 폭우가 집중됐다.
경주·포항에서도 산사태로 전신주가 넘어지는 등 사고로 3천여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6일 저녁 8시54분께에는 경주시 양남면 기구리 기구교 부근 외동에서 양남쪽으로 가던 체어맨 승용차가 폭우로 도로가 갈라지면서 하천에 떠내려가 탑승객 이아무개(18)양이 실종됐다.
경북도는 7일, 사과, 배, 복숭아와 같은 과일이 세찬 바람에 못 이겨 떨어지거나 나무가 부러져 피해를 본 면적은 현재 6651㏊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하지만 정확한 조사가 끝나면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주택 51동이 반파 또는 침수되는 등 85세대 23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한편, 기상청은 태풍 나비가 8일 새벽 3시에는 일본 삿포로 북서쪽 약 140㎞ 부근 해상으로 이동한 뒤 북서쪽으로 향하면서 우리나라는 태풍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8일부터는 전국의 날씨도 맑아져 아침 최저기온은 16도에서 21도, 낮 최고기온은 26도에서 29도가 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바다의 물결은 남해동부해상과 동해상에서 2~4m로 높게 일고 그밖의 해상은 1~3m로 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박영률 기자, 조기원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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