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경찰 “건설업계 관행 드러나…명절떡값은 따로”
“접대비는 수주한 공사 총액의 3~5%에 주요 대상은 실무자인 6급 공무원, 명절 떡 값은 따로.”
대전시 건설본부 뇌물사건 수사로 베일에 가려져 있던 건설업계의 접대 관행이 드러나고 있다.
뇌물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경찰은 구속된 주아무개(44·6급)씨에 돈을 준 혐의가 있는 건설회사들의 회계장부를 분석했더니 지출 항목에 접대비가 따로 책정돼 있었다고 7일 밝혔다.
중소규모인 한 건설회사는 15억원대 공사를 따낸 뒤 접대비로 4500만원을 책정했고, 명절 떡값으로 1천만원을 따로 떼어 놓았다.
20억원대 공사를 한 다른 건설업체는 6000만원, 30억원대 공사를 맡은 또 다른 건설회사는 7000여 만원을 각각 접대비로 책정해 ‘공사 총액의 3~5%는 접대비’가 관행화 돼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리와 지표조사 등을 맡는 기술업체 접대비는 건설·토목업체의 2배인 1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접대비율이 높은 것은 수주 금액 가운데 직원 인건비 외에는 별다른 지출거리가 없어 업체의 수익률이 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업체는 30억원대 공사를 맡자 수주액의 15%대인 4억여원을 접대비로 떼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의 장부에는 또 공무원들과 골프를 치면서 비용은 물론 1명에 50만원씩 내기 비용을 준 것으로 보이는 메모도 여러 개 있어 접대 골프의 실체와 행태를 밝히는 단서가 될 전망이다. 한 건설업자는 “업체 별로 다르지만 접대비는 특정 공사를 맡았을 때 책정하는데 주로 실무자급 공무원들에게 로비하려는 것”이라며 “실무자들과 친해지면 야간 작업을 하지 안해도 되는 공사나 힘이 덜 드는 구간 공사 등을 맡는 등 여러 가지로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접대비’에 대해 “공사를 하다보면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 쓰려고 묻어둔 비상금을 명목상 접대비로 적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소 규모 건설업체에서 ‘접대비’가 관행화됐다면 대형 건설회사들도 비율만 다를 뿐 사정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압수수색한 건설회사들의 회계장부 가운데 접대비 항목에 대해 정밀 분석하는 한편 사용처를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경찰 관계자는 “중소 규모 건설업체에서 ‘접대비’가 관행화됐다면 대형 건설회사들도 비율만 다를 뿐 사정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압수수색한 건설회사들의 회계장부 가운데 접대비 항목에 대해 정밀 분석하는 한편 사용처를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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