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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낮다고 폐과?…“서일대 연극과 지켜주세요”

등록 2014-03-23 21:37수정 2014-03-23 22:42

서일대 연극과 학생들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공원에서 학교 쪽의 학과 폐지에 항의하는 묵언시위를 벌이던 중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일대 연극과 학생들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공원에서 학교 쪽의 학과 폐지에 항의하는 묵언시위를 벌이던 중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쪽, 내년 신입생 안받기로
예체능 계열 학생들 집단 반발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 탓”
23일 오후 검은색 옷을 맞춰 입은 서일대 연극과 학생 80여명이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늘어섰다. 학생들이 만들었던 연극의 포스터들이 붙은 ‘관’이 이들 사이로 들어왔다. 학생들은 관을 향해 절했다. 이들 손에는 ‘예술은 돈이 아니다’라는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있는 서일대가 연극과를 폐지하기로 한 사실이 23일 알려지면서, 학교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러 연극과 학생들은 “학과 교수가 21일 ‘2015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극과 학생회장 김용우(27)씨는 “학교에서는 폐과 이유로 취업률과 중도탈락률을 들었지만, 예술 학과에 취업률을 따져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이 학교 예술계열 학생들은 졸업 뒤 대체로 4대 보험이 보장되지 않는 일을 하는 탓에 취업률이 20%대에 그친다.

 학생들은 예체능과 폐지가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 탓이라고 보고 있다. 서일대 문예창작과와 사회체육골프과 학생들도 지난 21일 자신들의 학과가 폐지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연극과와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박철우 서일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형식이 아니라 예체능계열 학과들을 몰아붙이는 대학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일대는 2016년까지 학생수의 7%를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최인호 서일대 총장 직무대리는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2016년까지 학생수를 줄여야 하고, 2018년까지 70% 이상 취업률을 달성해야 전문대학으로서 퇴출되지 않는다. 취업률이 낮고 주력 분야가 아닌 예체능계 학과를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피해자는 학생들이 되리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세곤 ‘전국예술대학·학회총연합회’ 의장은 “서일대가 시작일 뿐이다. 학교 구조조정이 본격 시작되는 올해부터 예술계열 학과의 폐과 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다. 일반 대학과 달리 전문대학의 경우 (교육부) 차관이 대놓고 ‘전문대는 예체능계를 키우는 대학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상태라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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