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만철 전 공주대총장 선출
여론조사 30%는 이름만 제시
70%는 대표경력만 넣어 설문
정책평가 없이 “비교육적”
여론조사 30%는 이름만 제시
70%는 대표경력만 넣어 설문
정책평가 없이 “비교육적”
6·4 지방선거에 출마한 보수 진영 교육감 예비후보들이 단일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단일 후보로 뽑히기 위한 세몰이식 여론조사로 치우쳐 비교육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올바른 충남교육감 만들기 추진위원회’는 31일 충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 후보로 서만철(59) 전 공주대 총장을 선출했다. 여론조사는 지난 29~30일 이뤄졌다. 양효진(62·전 당진교육장)·유창기(64·전 천안교육장)·지희순(64·전 당진교육장)씨는 예비후보로 등록한 지 두달도 안 돼 낙마하게 됐다.
여론조사 방식은 교육정책의 우열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후보 인지도를 단순히 묻는 데 그쳤다. 전체 표본 가운데 30%는 후보자의 이름만 가지고 선호도를 조사했으며, 70%는 이름에 대표 경력만 추가했다. 단일 후보가 된 서 전 총장 쪽은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어 “전국에서 보수 진영 최초로 단일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바른 충남교육감 만들기’라는 이름이 결국 보수 진영이 선거에 이기기 위한 전략이었음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단일화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은 심성래(전 예산교육장) 예비후보는 이날 단일화 기자회견에 앞서 “교육감에 당선되기 위한 게 목적인지, 충남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게 목적인지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수 진영 단일화에 나선 이들 후보 4명은 토론회를 한차례도 열지 않은데다, 선거관리위원회 정책 선거 소통 공간인 ‘나는 후보다’ 게시판에 홍보물·공약집 등을 올리지 않아 시민들의 선택을 돕는 데도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보 편가르기가 비교육적이라며 비판했던 학부모 단체들은 단일화에 상관없이 후보 검증과 토론회를 열 참이다. 충청남도학교운영위원회 연합회 전병유 수석부회장은 “4월 중순 후보 토론회를 열고 후보 검증도 계속해 학부모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북도교육감 선거에 나선 보수 후보들도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후보들 사이에 이해득실이 엇갈리고 있다. 강상무(62) 전 청주외국어고 교장, 김석현(65) 전 전남부교육감, 장병학(68) 충북도교육의원, 홍득표(64) 인하대 교수, 홍순규(62) 행복교육연구소 대표, 임만규(62) 전 충북학생외국어교육원장, 김학봉(62) 전 괴산증평교육장은 3월8일 보수 단일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틀 뒤 임만규 후보가 단일화 합의를 번복하고 이탈했으며, 김학봉 후보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금은 후보 5명만 ‘비전교조 출신 교육감 예비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를 꾸린 상태다.
남기헌 충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들 사이에서 정책을 통한 단일화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로지 진보 대 보수라는 진영 논리만 앞세워 선거공학적인 단일화만 추진하고 있다. 가장 비교육적인 선거 행태를 교육감 후보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볼썽사납다”고 지적했다. 전진식 오윤주 기자 seek1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