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등 잡음 계속되자
시쪽 이사 늘려 지배구조 개편
시쪽 이사 늘려 지배구조 개편
서울시 교통카드 사업을 독점해온 ㈜한국스마트카드의 지배구조가 최근 개편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 주주인 서울시가 추천하는 등기이사가 절반을 차지하게 되면서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10일 서울시와 한국스마트카드의 설명 등을 종합하면, 한국스마트카드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서울시와 ㈜엘지씨엔에스(LG CNS)가 2명씩 추천한 이사 후보들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서울시가 2004년 새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엘지씨엔에스 등과 함께 설립한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사업체로, 그동안 엘지씨엔에스 추천 이사 2명, 서울시 추천 이사 1명의 구조로 돼 있었다. 서울시가 최대 주주(36.16%)임에도, 2대 주주인 엘지씨엔에스(32.91%) 쪽 이사 수가 더 많은 탓에, 서울시가 교통카드 경영에 제구실을 하지 않고 엘지씨엔에스에 일감 몰아주기 등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는 예전처럼 엘지 쪽 추천 인물이 맡기로 했으나, 감사는 서울시 추천 인물로 바꾸었다.
애초 서울시와 엘지씨엔에스는 양쪽이 동의하는 1명을 비상임이사로 선임하기로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등 이사회 구성 변화를 놓고 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뽑지 못한 비상임이사 1명은 상반기 안에 임시주총을 열어 선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추천으로 한국스마트카드 경영에 참여하게 된 박성준(49) 이사는 “교통카드는 서울 시민의 삶과 밀접한 공공서비스다. 공공사업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한국스마트카드가 서울시민의 이익을 중심에 놓고 경영할 수 있도록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서울시 경제자문기구인 ‘희망경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김경호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서울시가 적극 개입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고, 이에 따라 이사회 구성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지난해 2기 교통카드 사업 입찰 과정에서도 입찰 업체들과 공무원의 비리와 로비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정태우 기자 windage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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