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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삼성중, 지역노조 가입 직원 탈퇴종용

등록 2014-04-21 21:00

거부하고 휴가 내자
하청업체 근무 남동생 대동
심야에 어머니집 방문
잠자고 다음날 낮 떠나
노조가 없는 삼성중공업이 지역노조에 가입한 노동자의 어머니가 사는 아파트까지 찾아가 노조 탈퇴를 종용해 반발을 사고 있다.

경남 거제지역일반노조는 최근 노조 이름 변경을 추진하는 과정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정규직 노동자 이아무개(45)씨의 노조가입 사실이 회사에 알려져 이씨가 회사 쪽으로부터 노조 탈퇴 압력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3월 설립한 거제지역일반노조는 지난 17일 ‘삼성중공업일반노조’로 이름을 바꾸기 위해 경남 거제시에 변경신고를 했다. 노조는 앞서 거제시에 세차례 노조 이름 변경을 신고했으나 거제시가 ‘가입한 조합원 가운데 삼성중공업 정규직 노동자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반려하자 이달 초 노조에 가입한 이씨의 이름을 적은 변경신고 서류를 냈다.

이에 거제시는 삼성중공업 쪽에 이씨의 근무 여부를 확인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이씨의 노조 가입 사실이 회사 쪽에 알려졌다. 회사 쪽 인사담당 간부는 17일 오후 근무하던 이씨를 공장 밖으로 데리고 나간 뒤 “노조 이름에 삼성중공업이 들어가면 곤란하다”며 이씨를 압박했다.

이씨는 회사 쪽의 노조 탈퇴 강요와 계속된 회유가 우려되자 다음날인 18일 휴가를 내고 어머니가 사는 부산의 아파트로 피했다. 하지만 18일 밤 9시께 이씨가 속한 부서의 간부 2명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하청업체에 근무하는 남동생과 함께 아파트로 찾아왔다.

이씨는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을 아파트 안으로 들였다. 간부들은 이씨를 상대로 노조 탈퇴를 요구했으나 이씨가 거부하자 아파트에서 이씨 형제와 함께 잠을 잔 뒤 다음날인 19일 오전에도 노조 탈퇴를 종용하다가 낮 12시께 아파트를 떠났다. 회사 간부들의 노조 탈퇴 종용은 일요일인 20일에도 계속됐다. 담당 상무 등 회사 간부들이 이씨를 잇따라 만나 노조 탈퇴를 회유하거나 강요했다.

이씨는 “노조를 탈퇴시키려고 동생까지 앞세워 부산 어머니 집까지 찾아온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 동생이 아니었다면 부산에서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습(46) 거제지역일반노조 위원장은 “노조 이름을 바꾸는 것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노조 탈퇴를 종용한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쪽은 “회사 간부가 이씨 집을 찾아가거나 만난 일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회사 쪽이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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