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9시 50분께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의 한 편의점에서 30대 남성이 20대 여종업원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14.5.8 (부산=연합뉴스)
20대 남성 2시간여 만에 체포
“간첩이 있다” 는 등 횡설수설
“간첩이 있다” 는 등 횡설수설
부산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20대 남성이 종업원을 붙잡아 인질극을 벌이다가 2시간여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8일 오전 9시44분께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는 지하 1층, 지상 6층짜리 건물의 1층 편의점에 이아무개(27)씨가 들어와 둔기로 종업원(24)을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였다.
이씨는 유리로 만들어진 편의점 정문을 잠금장치로 잠근 뒤 우산과 책 등을 문틈에 끼워넣고 편의점 안에 있던 물건 진열대로 막았다. 이어 종업원을 시켜서 112에 전화를 해 “기자를 불러와라. 내가 할 말이 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편의점 앞에 도착하자, 이씨는 편의점 안에서 소화기를 터뜨리고 형광등을 깨는 등 난동을 부렸다.
경찰은 이씨가 인질로 잡은 편의점 종업원과 가까이 붙어 있어 제압하기 힘들자, 계속해서 이씨한테 말을 걸며 편의점 정문 쪽으로 유인하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오바마를 불러와라. 박근혜를 불러와라. 할 말이 있다. ㅈ음식점에 간첩이 있다”는 등 횡설수설 했다.
사건이 벌어진 지 2시간여 만에 이씨가 인질과 떨어져 편의점 정문 쪽으로 다가오자, 경찰은 편의점 뒷문창고와 앞유리를 깨고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이씨를 체포했다. 이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를 부산진경찰서로 데려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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