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장기수 할아버지 외롭고 병든 여생

등록 2014-05-13 20:18

장기수 출신 유영쇠(86)씨가 전북 익산의 종합복지시설 원광효도마을 요양원 건물 앞에서 휠체어에 앉아 있다.  이재봉 교수 제공
장기수 출신 유영쇠(86)씨가 전북 익산의 종합복지시설 원광효도마을 요양원 건물 앞에서 휠체어에 앉아 있다. 이재봉 교수 제공
빨치산 활동 29년 복역 유영쇠씨
출소후 익산 요양원서 30여년
통일염원 외길…말년 암투병 고통
감옥에서 전향한 장기수 출신 80대 노인이 전북 익산의 한 요양원에서 쓸쓸하게 보내고 있다.

종합복지시설인 익산 원광효도마을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유영쇠(86)씨는 전북 김제가 고향이다. 1950년대 김제에서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그는 1954년 붙잡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983년까지 29년 동안 감옥생활을 했다. 출옥한 뒤 익산지역 한 요양시설에서 30년을 보내다가 지난해 9월 병이 악화해 요양병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는 지금 치매와 전립선암 등 14가지 병을 앓고 있다.

통일운동단체인 ‘남이랑북이랑’ 대표 이재봉 원광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낙천적인 분”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강의를 듣던 한 학생이 유씨가 자신의 강의를 듣고 싶어한다는 말을 전해듣고 처음 인연을 맺었다. 유씨는 이 교수가 이끌던 ‘남이랑 북이랑 더불어 살기 위한 통일운동’에도 적극 동참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비가 빠듯해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고물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유씨는 각종 강연·모임에 참석해 회비를 꼬박 냈다.

참여정부 때 장기수들을 북한으로 송환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도 그는 “남한에서 할 일이 더 많다”는 생각을 밝힌 적이 있다. 그는 당시 “내가 어느 쪽에 있어야 통일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뿐이다. 내 육신과 마음이 편하기를 바라지 않으며,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보다 남한에서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혼으로 혼자 살아온 그는 평화와 통일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외길을 걸어왔다. 그의 일생을 담은 평전이 다음달 안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남이랑북이랑’은 “몸이 불편한 유씨와 함께 운동이나 산책할 자원봉사자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하루에 30분가량 부축해서 걷거나 휠체어에 태워 산책하는 일이다. 여기에다 요양사를 쓸 수 있는 비용과 치료비도 모금한다. 익산지역의 시민운동가 몇명이 후원을 하지만 부족하다. 이재봉 교수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슬픔과 분노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을 미뤄왔다. 소수가 거액을 후원하는 것보다 다수가 소액을 후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화(010-3078-6580)나 전자우편(pbpm@hanmail.net)으로 연락하면 된다. 후원금 계좌는 농협(예금주 이재봉 531015-52-064434)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