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성 화합물질을 대량으로 다루는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 삼성토탈 공장에서 기름이 바다로 유출됐다. 공장 증설 뒤 시험운전을 하는 과정에서 불과 이틀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
충남 태안해양경찰서는 22일 오전 10시50분께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석유화학단지 안 삼성토탈 신규 부두 4번 빗물 통로(우수로)에서 파라디에틸벤젠 2.4t이 유출돼 긴급 방제에 나섰다고 밝혔다. 유출된 파라디에틸벤젠은 벤젠과 파라자일렌을 만들기 위한 중간 공정의 휘발성 액체 성분이며, 이날 사고로 너비 4~5m, 길이 100m가량의 바다가 오염됐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삼성토탈 방향족(BTX) 2공장으로 최근 증설 공사를 마쳤으며, 20일부터 배관 순환 상태와 밸브 점검, 운전 온도나 압력 등을 확인하는 시험운전을 해왔다. 유출된 기름은 대부분 바닷가로 연결된 빗물 통로에 머물러 있었으나, 일부는 바다로 흘러들었다.
삼성토탈 쪽 관계자는 “빗물 통로로 나가는 배관이 있는데, 잠금 장치가 느슨해진 틈으로 기름이 조금씩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점검하다가 기름 냄새가 나서 발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경은 300t급 경비정 2척과 순찰정 1척 등을 현장에 보내 유출된 기름을 모두 제거했으며, 또다시 기름이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 방제펜스 300m를 설치했다. 해경은 삼성토탈 관계자들을 불러 정확한 기름 유출 경위를 조사중이다.
삼성토탈에서 취급하는 유해화학물질은 15종에 이르고, 벤젠의 경우 지난해 4월 기준으로 하루 평균 1400여t을 제조·사용하고 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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