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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성 자재 옆 ‘용접 불똥’…또 안전불감증에 당했다

등록 2014-05-26 21:02수정 2014-05-28 00:11

26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시민이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 고양/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26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시민이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 고양/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30분 불에 6명 사망’ 피해 왜 컸나

방화벽없는 통로타고 유독가스 순식간 번져
폭발음에 아수라장…사망자 5명 2층서 발견
다음달 중순 개점을 앞두고 내부 공사를 하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고양시외버스 종합터미널 지하 1층의 대기업 푸드코트 공사장에서 26일 오전 9시2분께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 에스컬레이터가 굴뚝으로 변해…필사의 탈출

사고 당시 고양시외버스 종합터미널 건물에는 개점을 준비하던 업체 직원들과 터미널 승객 등 700여명이 머물고 있었다. 쇼핑동 지하 1층에는 다음달 중순 입점을 앞둔 씨제이푸드빌이, 지상 1~4층에선 다음달 입점 예정인 롯데아울렛이 노동자 80여명을 투입해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 방화벽 설치 공사를 하고 있었다.

2012년 입점한 지하 2층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는 직원 50여명이 오전 9시 개점을 준비하고 있었고 고객 3~4명이 막 출입문에 들어서던 참이었다. 지상 5·6·7층에 있는 메가박스 영화관에는 6층 2개관에서 관객 30여명이 느긋하게 조조영화를 관람하고 있었다. 터미널에는 막 출근 시간이 끝난 뒤라 승객이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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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2분. 씨제이푸드빌 내부 공사장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튀어 가스와 인화물질에 옮겨붙었다. 공사장에는 시너, 페인트, 아크릴 등 불이 잘 붙는 자재가 널려 있었다. 지난해 11월 서울 구로 복합건물 공사장 화재와 2008년 1월 57명의 사상자(40명 사망, 17명 부상)가 난 경기 이천 냉동물류창고 화재도 용접 불꽃이 사고 원인이었다.

검은 연기는 방화벽이 설치돼 있지 않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 터미널 쪽으로 순식간에 번졌다. 인근 백석역 사거리에서 화재 현장을 목격한 사람은 “하늘이 새까맣고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굴뚝처럼 검은 연기가 나고 있었다”고 말했다.

건물에 화재 경보가 울린 것은 오전 9시5분께였다.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건물을 뒤덮고 커다란 폭발음이 들리자 곳곳에서 출구를 못 찾은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 등 필사의 탈출이 시작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당시 2층에 있던 한 시민은 “계속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터지고 셔터가 내려가고 아비규환이었다”고 말했다.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에 의해 30여분 만인 9시39분 완전히 꺼졌지만 유독가스가 통로를 타고 빠른 속도로 건물을 뒤덮어 터미널 2층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시외버스 운송업체 직원 2명 등 지상 2층에서 5명, 지하 1층 공사 현장 옆에서 1명이 발견됐다. 사망자와 부상자들은 현재 일산병원, 일산백병원, 명지병원, 일산동국대병원 등으로 나뉘어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오전 9시10분 수도권전철 3호선 백석역의 역장·직원 등은 연기가 들어오는 것을 확인했다. 백석역은 지하 2층 홈플러스와 통로로 연결돼 있다. 코레일은 오전 9시15분부터 전철을 백석역에 세우지 않고 통과시켰다. 백석역 내에 있던 승객들을 대피시킨 뒤 역 출입구를 봉쇄하고 홈플러스 쪽 방화셔터도 내렸다. 전철은 오전 10시24분부터 정상 운행됐다.

■ 쇼핑센터, 대형마트, 영화관 등 입점

불이 난 고양종합터미널은 지상 7층, 지하 5층, 전체 면적 14만6000㎡ 규모로 2012년 6월 개장했다. 하루 250대의 버스가 이용할 수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을 비롯해 대형마트와 쇼핑센터, 영화관 등이 입점해 있는 다중이용시설이다.

2012년 2월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지하 2~3층에 입점했으며, 이어 12월 영화관인 메가박스가 5~7층에 들어와 영업중이다. 지하 1층은 씨제이푸드빌이 건축주인 ‘한국 민간운영권 사모부동산펀드’한테 임차해 9371㎡ 크기의 점포등록 허가를 받아 지난 8일부터 내부 공사를 진행중이다.

고양/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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