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지역 최대 버스업체인 신성여객이 지난 3월 적자 누적을 이유로 서울 강남·여의도행 엠버스 등 10개 노선 54대 운행을 일방적으로 중단하자, 주민들이 엠버스 대신 노선번호인 ‘M7426’ 안내문이 붙은 관광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6·4 지방선거 이슈 점검 (3) 교통공공성
파주 광역버스 파행 사태
파주 광역버스 파행 사태
지난 23일, 두달여 동안 관광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해온 경기도 파주 운정새도시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 숙원사업으로 지난해 말 개통한 운정새도시~서울 강남·여의도행 광역급행버스(M버스)가 버스회사의 일방적인 운행 중단으로 파행을 빚은 지 77일 만인 24일부터 재개통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엠버스 노선을 인수한 파주선진㈜은 한달가량 차고지와 정비시설 등을 확보한 뒤, 버스 13대를 투입해 24일 오전 4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정~강남 노선을 하루 40회, 운정~여의도 구간은 35회 왕복 운행을 시작했다.
앞서 파주지역 최대 버스업체인 신성여객은 지난 3월8일 “2009년 이후 누적 적자가 458억원에 달해 적자노선 운행이 어렵다”며 강남·여의도행 엠버스 등 10개 노선 54대 운행을 시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파주시는 전세버스를 긴급 투입해 출퇴근 시간에 승객을 실어나르는 한편, 운행 중단을 ‘불법행위’로 규정해 하루 1500만원(노선당 150만원)씩 과징금을 부과하며 압박했지만 버스업체의 결정을 돌이키지 못했다.
노선 독점하려 사업확장 뒤 휘청
신성여객, 운정새도시 M버스 중단
시, 작년 147억 대주고도 속수무책
“공공성 확보 위해 공영제 검토를”
엠버스 대신 ‘M7426’, ‘M7625’란 안내판이 붙은 관광버스를 이용해 온 주민들은 전세버스가 낮 시간은 운행하지 않은데다 현금 승차만 가능하고 환승할인도 안 돼 불편을 겪어왔다. 운행 중단이 장기화하자 운정새도시 주민들은 ‘시민의 발’인 공공재 성격의 버스를 독과점 업체가 사유화했기 때문에 빚어진 사태라며, 강력한 행정조처와 경쟁체제 도입을 촉구했다. 조왕훤 운정신도시연합회장은 “경영상 어렵다는 이유로 시민의 발을 볼모 삼아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것은 공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버스회사의 횡포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역 독점 노선들을 경쟁 방식으로 전환하고 문제를 일으킨 업체에는 노선 매각 등 강력한 행정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시와 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신성여객은 시내·마을버스 459대를 보유해 파주지역 버스노선의 78%를 운행한다. 이 업체는 지난해 파주시가 버스업체에 지원한 적자보전금 180억원 중 82%인 147억원을 지원받았다. 신성여객 쪽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운정~강남·여의도행 노선을 인가받은 18대 중 절반만 운행했는데도 출퇴근 시간대를 빼면 승객이 거의 없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하소연했다. 신성여객은 결국 석달 만에 엠버스 운행을 포기하고 지난달 24일 노선을 파주선진㈜에 양도했다. 우일환 신성여객 부사장은 “엠버스는 1대당 1000여만원씩 한 달에 1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직원들 월급이라도 주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며 노선을 매각했다. 다른 적자 노선도 매각을 추진할 것이다. 비현실적인 요금 체계가 엠버스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신성여객 버스 운행이 멈추면 시민의 발이 묶이므로 보조금 지급과 노선 배정 등 회사 쪽 요구를 대부분 들어줬는데도 회사가 노선을 독점하려고 버스를 많이 투입했다가 운정새도시 입주가 늦어진 바람에 적자가 불어났다”며, 무리한 사업 확장을 경영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 회사는 2007년 고양지역 진출을 위해 15개 노선, 버스 166대를 인수한 뒤 경영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교통난을 완화하기 위해 2008년 3월 도입한 엠버스는 현재 23개 노선에서 370여대가 운행되고 있으나, 정원(39명) 이상을 태울 수 없는 등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업체 대부분이 적자라고 주장해 하반기께 엠버스 요금 조정과 환승손실금 체계 개선 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마을버스 쪽은 노선버스보다 사정이 더 나쁘다. 지난 3년간 파주 ㄱ여객 기사로 일하다 해고된 뒤 최근 마을버스협동조합을 만든 이찬용(54)씨는 “마을버스 기사들은 일당으로 월 150만~160만원을 받고 하루 16시간 일하는데도 회사는 적자라고 아우성이다. 버스의 공공성 확보와 업체의 공생을 위해 행정기관과 주민, 업체가 참여해 중복 노선 등을 조정하고, 지원 규모가 적은 마을버스부터 공영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신성여객, 운정새도시 M버스 중단
시, 작년 147억 대주고도 속수무책
“공공성 확보 위해 공영제 검토를”
엠버스 대신 ‘M7426’, ‘M7625’란 안내판이 붙은 관광버스를 이용해 온 주민들은 전세버스가 낮 시간은 운행하지 않은데다 현금 승차만 가능하고 환승할인도 안 돼 불편을 겪어왔다. 운행 중단이 장기화하자 운정새도시 주민들은 ‘시민의 발’인 공공재 성격의 버스를 독과점 업체가 사유화했기 때문에 빚어진 사태라며, 강력한 행정조처와 경쟁체제 도입을 촉구했다. 조왕훤 운정신도시연합회장은 “경영상 어렵다는 이유로 시민의 발을 볼모 삼아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것은 공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버스회사의 횡포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역 독점 노선들을 경쟁 방식으로 전환하고 문제를 일으킨 업체에는 노선 매각 등 강력한 행정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시와 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신성여객은 시내·마을버스 459대를 보유해 파주지역 버스노선의 78%를 운행한다. 이 업체는 지난해 파주시가 버스업체에 지원한 적자보전금 180억원 중 82%인 147억원을 지원받았다. 신성여객 쪽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운정~강남·여의도행 노선을 인가받은 18대 중 절반만 운행했는데도 출퇴근 시간대를 빼면 승객이 거의 없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하소연했다. 신성여객은 결국 석달 만에 엠버스 운행을 포기하고 지난달 24일 노선을 파주선진㈜에 양도했다. 우일환 신성여객 부사장은 “엠버스는 1대당 1000여만원씩 한 달에 1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직원들 월급이라도 주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며 노선을 매각했다. 다른 적자 노선도 매각을 추진할 것이다. 비현실적인 요금 체계가 엠버스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신성여객 버스 운행이 멈추면 시민의 발이 묶이므로 보조금 지급과 노선 배정 등 회사 쪽 요구를 대부분 들어줬는데도 회사가 노선을 독점하려고 버스를 많이 투입했다가 운정새도시 입주가 늦어진 바람에 적자가 불어났다”며, 무리한 사업 확장을 경영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 회사는 2007년 고양지역 진출을 위해 15개 노선, 버스 166대를 인수한 뒤 경영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교통난을 완화하기 위해 2008년 3월 도입한 엠버스는 현재 23개 노선에서 370여대가 운행되고 있으나, 정원(39명) 이상을 태울 수 없는 등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업체 대부분이 적자라고 주장해 하반기께 엠버스 요금 조정과 환승손실금 체계 개선 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마을버스 쪽은 노선버스보다 사정이 더 나쁘다. 지난 3년간 파주 ㄱ여객 기사로 일하다 해고된 뒤 최근 마을버스협동조합을 만든 이찬용(54)씨는 “마을버스 기사들은 일당으로 월 150만~160만원을 받고 하루 16시간 일하는데도 회사는 적자라고 아우성이다. 버스의 공공성 확보와 업체의 공생을 위해 행정기관과 주민, 업체가 참여해 중복 노선 등을 조정하고, 지원 규모가 적은 마을버스부터 공영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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