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회, 황토현전적지 안장 수용
내달 추진위 발족…11월께 옮겨
내달 추진위 발족…11월께 옮겨
국내에 봉환된 뒤 18년 동안 안장할 묘역을 찾지 못했던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해(<한겨레> 5월22일치 18면)가 황토현전적지에 안장될 전망이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어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해를 황토현전적지에 모시자는 정읍시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전북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전적지는 농민군이 관군을 대파했던 곳으로 1980년대 이 일대가 국가사적으로 지정돼 갑오동학혁명 기념탑과 전봉준 장군 동상 등이 세워졌다.
기념사업회는 정읍시가 최근 공문을 보내오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동학농민혁명 발발 120돌을 맞은 올해 안에 유해를 모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점을 고려했다. 이윤영 전주동학혁명기념관장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기념사업회, 유족회, 천도교 중앙총부 종무원, 전주역사박물관 등 여러 기관·단체의 의견을 모아 황토현전적지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오는 26일 김생기 정읍시장을 만나고, 7월에 ‘유해안장 추진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추진위에는 기념사업회, 정읍시, 유족회 등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안장 시기는 오는 10월 열릴 혁명 120돌 기념대회 등을 고려해 11월 중순을 검토중이다.
문병학 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은 “유해를 국내에 봉환하고도 20년 가까이 안장하지 못한 것은 후손들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황토현전적지에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 유골은 1995년 7월 일본 홋카이도대학의 한 창고에서 ‘한국 동학당 수괴’라는 글씨와 함께 발견됐다. 여기에는 유골이 1906년 전남 진도에서 수습되었음을 기록한 쪽지도 같이 있었다. 1996년 유해봉환위원회가 꾸려지고 그해 5월 유골이 국내로 옮겨졌으나 안장할 묘역을 찾지 못해 현재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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