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새터민 ‘사무직 취업’ 꿈 돕는 직업교육원

등록 2014-06-24 20:55

부산 장대현 직업교육원 무료강의
외래어 섞인 컴퓨터용어 쉽게 설명

1999년 탈북해 중국을 떠돌다 2004년 부산에 정착한 김욱진(가명·53)씨는 어렵사리 사하구 장림동의 한 제조업체에 취직했다. 하지만 외래어 등 동료들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탈북 과정에서 다친 허리도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결국 2005년 척추 수술을 받고 일을 그만뒀다.

수술 뒤 무거운 것을 들지 못하게 된 김씨는 요리사·요양보호사·발마사지 등 자격증을 여럿 땄다. 하지만 그를 받아주는 업체는 없었다.

부산 다대포의 새터민 교회에서 일을 돕던 김씨는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2012년 고신대 신학대학에 입학했다.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려면 컴퓨터를 자주 사용해야 했다. 북한에서 컴퓨터를 다뤄본 적이 없던 김씨는 수업을 따라가기 벅찼다. 컴퓨터 용어는 기초적인 것조차 생소했다.

컴퓨터 학원에 다니려면 돈을 내야 했다. 시민단체나 기초자치단체의 컴퓨터 무료교육 강의를 들었지만, 강사가 하는 말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김씨는 지난달 동구 수정동에 새터민 직업교육원인 ‘장대현 직업교육원’이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직업교육원이 문을 연 지난 13일 수강생으로 등록해 컴퓨터 기초 수업을 듣고 있다.

24일 수업이 끝난 뒤 만난 김씨는 “새터민 출신 강사들이 외래어가 섞인 어려운 컴퓨터 용어를 우리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컴퓨터를 배우면 사무직으로 취업할 수 있다. 사무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새터민에게 희망”이라며 웃었다.

‘장대현 직업교육원’은 부산에 처음 생긴 새터민 직업교육원이다. 지난 3월 강서구에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장대현학교’를 설립·운영하고 있는 재단법인 ‘북한인권과 민주화 실천운동연합’이 새터민의 취업·직무 교육을 돕고자 세웠다. ‘장대현’은 1894년 평양에 설립된 장대현교회에서 이름을 땄다.

강의실 3곳, 컴퓨터실 1곳 등 교육환경을 갖춘 직업교육원은 컴퓨터 관련 교육을 우선 진행하고 있다. 두피 관리사 과정, 6급 기관사 과정 등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취업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수강생 정원은 20명인데, 24일 현재 10여명이 기초 교육과 전산회계 등 컴퓨터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허아무개 직업교육원장은 “새터민들은 무엇이든 배우려는 의지가 높아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 새터민들의 직업 교육부터 취업 소개까지 연계하는 등 새터민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