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24]
박물관 큐레이터 꿈꾼 지아에게
사랑하는 내 딸 지아야 지금이라도 부르면 금방이라도 대답할 거 같구나.
“엄마~”라고 부르면서 달려와 “나 사랑해?”라고 뜬금없이 물어보곤, 대답이 시원치않으면 또 물어보고, 만족스런 대답이 나올 때까지 물어보던 말. “엄마 나 얼만큼 사랑해?”였지…. 이 말은 곧 네가 이만큼 엄마를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던 거 기억나지?
얼마나 엄마를 사랑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던 말이었단다. 우린 서로 마주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지금의 이 행복에 감사하며 같이 울컥해 손을 맞잡고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지….
그때의 너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져 숨이 막히는 거 같다. 지아야 모든 학부모님들과 국민들이 너희의 억울한 희생을 위해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을 하신단다.
엄마도 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서명도 다니고 진도도 가서 다윤이가 나오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 힘들고 지친 다윤 엄마 아빠를 위해 어서 다윤이가 나왔으면 해. 2반 친구들도 멀리서나마 도와주었으면 해.
너무너무 할 얘기가 많다 지아야. 너도 많지? 엄마가 마음으로 너와 대화하는 거 알지? 그래 우린 언제나 같은 마음이라는 거 엄마도 느껴. 지아가 먹고 싶은 거 입고 싶은 거 다 느껴 알 수 있어.
길거리를 가다가도, 뭘 먹다가도, 음악을 듣다가도,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거기에 그곳에 지아가 보이고 지아가 느껴져….
내 딸 내 새끼 지아야. 엄마 꿈에 나와서 엄마랑 같이 있어줘 그리고 엄마도 데려가 줘. 지아가 같이 가자고 하면 엄마 따라갈게 응?
같이 꼭 손잡고 대화하고 웃으면서 같이 가고 싶어. 저번 꿈에 지아가 혼자 가서 너무 싫고 무서웠어. 지금의 이 모든 것이 꿈이었으면 해. 눈뜨면 지아가 엄마하고 불러 줄 것만 같아.
엄마보다 엄마를 더 사랑해주던 지아야. 엄마에겐 친구 같은 딸 지아야. 너의 친구들이 너와 내 사이가 유난히 좋아서 많이 부러워했다면서 자랑삼아 말하던 모습도, 서로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하며 옆에서 재잘거리던 너의 모습도, 영화를 보며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던 모습도, 좋아하는 초밥을 먹으며 웃음 짓던 너의 모습도 엄마는 그 어떤 순간의 모습도 전부 다 기억한단다.
순간순간 너의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감정에 가슴이 먹먹해져 견딜 수가 없구나.
너의 사진과 너의 글 너의 옷 너의 책들 …. 지아야 엄마의 삶 내 전부가 지아였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 느껴져 모든 것이 허무해. 지아야 엄마 곁에 있는 거 알아. 엄마 껴안고 볼에 뽀뽀하는 것도 알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도 들려 다 알아. 걱정하지 마 엄마가 다 느껴 알 수 있어. 엄마니깐 다 알아. 네가 엄마를 느끼듯이 엄마도 느껴.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하늘 별 땅 우주만큼 사랑해 지아야~♥♥♥. 우린 떨어져 있으면 안되는 데, 우리 지아 엄마 없으면 안 되는데, 엄마도 울 지아 없으면 안 되는데…. 어떡하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
지아야 너의 교복에선 아직도 너의 향기가 나고 베개와 이불에선 너의 체온이 느껴지는 거 같아 네가 잠들 때까지 너를 안고 재우며 하루의 일과를 서로 말하고, 울고 웃던 우리 모녀….
이 세상 단 하나의 내 딸 내 사랑 지아야. 올 여름 부산 송정 바닷가로 할머니 모시고 피서가고 겨울엔 돈 모아 일본여행 가자던 지아야…. 이젠 엄마는 누구랑 피서를 가며 누구랑 일본을 갈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았던 내 딸지아야.
그 모든 꿈 좋은 곳에서 꼭 이루렴…. 너를 보내기 싫고 놓아주기 싫지만, 좋은 곳 편안한 곳에서 친구들과 행복하기를 매일 기도할게 지아야 다음 세상에서도 꼭 엄마 딸로 태어나줘. 엄마가 다 못한 지아의 사랑 꼭 보답할게. 이 세상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게 해줘서 정말 고마웠고, 정말 사랑해 지아야 엄마가 또 편지 쓸게 그럼 지영희 엄마가 정지아 딸에게…
정지아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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